[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정훈은 지난 16일 1군에 올라왔다. 퓨처스리그(2군리그)에서 뛰고 있던 그는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를 앞두고 1군행 통보를 받았다.
당시 롯데 양승호 감독은 "상동과 목동구장간 맞트레이드"라며 농담을 했다. 문규현의 부상 이탈로 유격수를 맡고 있던 신인 신본기와 포수 변용선이 같은 날 1군에서 빠졌고, 대신 정훈과 양종민이 1군 선수단에 합류한 걸 빗댄 얘기다.
양 감독은 정훈에 대해 "공격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1군 엔트리 포함 이유를 설명했다. 정훈은 문규현이 부상으로 빠진 유격수 자리를 박준서, 손용석과 함께 메웠다.
그런데 양 감독이 기대하던 정훈의 방망이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정훈은 16일 넥센전에 곧바로 선발로 나왔는데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다음날 넥센전에선 벤치를 지켰다. 선발 유격수로는 양종민이 출전했다. 그런데 이날 교체로 투입된 박준서가 홈 쇄도 과정에서 상대 포수와 부딪혀 병원으로 후송됐다. 정훈은 박준서 대신 2루수로 들어갔는데 역시 방망이는 조용했다.
기대했던 공격에서의 활약은 미진했지만 양승호 감독은 정훈에 대한 믿음을 버리진 않았다. 선발 유격수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줬고, 정훈은 그 믿음에 답했다.
정훈은 1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안타를 신고했고 20일 SK전에서는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쳐내면서 조금씩 방망이를 달궜다. 이어 21일 치른 SK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선 두 개의 안타를 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22일 잠실 LG전에선 3타수 무안타로 잠시 숨을 고른 정훈은 23일 LG전에서 팀 역전승의 발판을 놓은 결정적인 활약을 해줬다.
롯데는 이날 먼저 두 점을 뽑았지만 6회말 수비에서 4점을 내줘 경기가 뒤집혔다. 그런데 9회 선두 타자로 나온 정훈이 LG 두 번째 투수 류택현을 상대로 3구째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시즌 1호)을 쳤다.
정훈의 홈런으로 한 점차로 바짝 추격한 롯데는 그 기세를 살려 1점을 추가하며 4-4를 만들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롯데는 결국 10회 초 김주찬이 2타점 적시타를 앞세워 6-4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틀 연속 거둔 짜릿한 연장전 역전 승리였다. 이날 결승 타점의 주인공은 김주찬이 됐지만, 패색이 짙던 경기에서 흐름을 다시 가져오는 데 밑거름이 된 것은 정훈의 홈런 한 방이었다. 사령탑의 기대에 보답을 하며 롯데의 2위 유지에 힘을 보탠 정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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