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주키치(LG)가 다시 한 번 자기 몫을 해냈다. 주키치는 10일 잠실 두산전서 6이닝 동안 8안타를 산발시키며 3실점을 기록했다.
LG 타선이 장단 15안타로 14득점한 덕분에 주키치는 어렵지 않게 8승째를 챙겼다. 이날 투구수는 69개에 불과했다. 삼진 1개를 잡았고, '제구의 제왕' 답게 사사구는 없었다. 올 시즌 주키치는 80.2이닝 동안 볼넷 20개만 허용하고 있다.
'그라운드볼 아티스트'인 주키치는 이날도 떨어지는 볼 의존도가 높았다. 총 투구수 69개 가운데 커터, 싱커, 체인지업이 절반을 넘는 36개였다. 포심패스트볼 14개에 커브 19개를 추가했다.
주키치는 1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선두타자를 내보내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 때마다 실점을 최소화한 게 퀄리티스타트의 원동력이었다.
1회초 선두 최주환에게 좌중간 3루타를 허용한 뒤 1사 3루에서 김현수에게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첫 실점했다. 계속된 1사 1루에서 주키치는 김동주를 2루 땅볼로 유도해 병살처리하면서 첫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2회에는 동물적인 반사신경을 앞세운 호수비로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선두 윤석민을 중전안타로 내보낸 뒤 맞선 타자는 이성열. 좌타석의 이성열이 친 타구는 투수 정면으로 가는 강습이었다. 그러나 주키치는 무의식적으로 글러브를 낀 오른손을 내밀어 타구를 낚아챘고, 곧바로 1루로 송구해 베이스를 벗어난 1루주자 윤석민마저 잡아냈다. 순식간에 투아웃을 잡으며 위기를 넘겼다.
3회에는 고영민과 손시헌에게 연속안타, 김동주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2실점했지만 윤석민을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4회에도 선두 이성열을 좌전안타로 내보냈지만 양의지를 유격수 앞 병살타, 정수빈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후 5, 6회에는 6타자를 내리 범타로 처리하며 두산 타선의 타격감을 잠재웠다.
이날 잠실 경기의 시구는 아들을 보기 위해 미국에서 건너 온 주키치의 아버지 마크 주키치 씨가 맡았다. 아버지와 가족이 본부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주키치는 안정감 있는 투구로 뜻깊은 선물을 선사했다. LG가 두산전 7연승을 이어감과 동시에 지난해 6월11일 군산 KIA전 이후 365일 만에 단독 2위로 부상해서 기쁨이 두 배였다.
주키치는 "이번주에는 팀이 4승을 해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만큼 매우 기쁘다. 오늘은 나보다 타자들이 더 잘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팀이 승리하는데 보탬이 되도록 등판할 때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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