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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이 말하는 '옥세자' 이각-용태용과 인간 박유천(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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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왕세자'의 '각세자' 박유천을 만나다 "진실된 배우 되고파"

[장진리기자] 박유천은 '옥탑방 왕세자'에서 두 사람의 인생을 살았다. 한 명은 조선시대에서 순식간에 300년을 거슬러 2012년 서울의 옥탑방에 뚝 떨어진 왕세자 이각이요, 다른 한 명은 사촌 형으로부터 억울하게 살해당할 뻔한 재벌남 용태용이다.

300년을 거슬러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드는 것도 모자라 완전히 다른 1인 2역에, 나중에는 그 두 역할을 섞어야 했던 복잡한 캐릭터는 박유천에게 전보다 더욱 세심한 연기력과 표현력을 요구했다. 1인 2역에 300년을 뛰어넘는 타임리프라는 판타지적 소재까지,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아이돌그룹 출신 박유천의 원톱 가능성에 많은 사람들은 물음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유천은 '옥탑방 왕세자'로 물음표를 단숨에 느낌표로 돌려놓았다.

◆박유천, 용태용-이각을 말하다

'옥탑방 왕세자'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것은 바로 결말. 남산에서 용태용과 박하가 만나는 장면으로 마무리 된 '옥탑방 왕세자'는 300년을 뛰어넘은 아름다운 사랑을 그렸다. 특히 '왜 이렇게 늦었어요. 오래 전부터 기다렸는데', '어디 있었어요? 난 계속 여기 있었는데', '300년이 지나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등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대사는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과연 '옥탑방 왕세자'의 결말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시청자 뿐만 아니라 기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마지막 결말에 대해 박유천은 "해석하기 나름인 것 같다"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박유천이 해석한 결말은 이각의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완전한 용태용이지만, 환생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박하를 알아봤다는 것. 가디건을 입고 있던 용태용이 곤룡포를 입은 이각으로 변하는 마지막 장면에 대해 박유천은 "이각이 온 건 아니지만 이각과 박하, 두 사람의 사랑이 얼마나 애틋하고 깊은 그리움인지를 표현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가장 아름다운 결말이라고 시청자들에게 찬사를 받은 '옥탑방 왕세자'의 엔딩은 이각에게도 과연 해피엔딩이었을까.

"이각은 해피엔딩이라고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아요. 서울 땅에 오게 되면서 세자빈의 죽음과 관련된 사건을 풀 수 있었고, 박하라는 사람을 만나서 좋은 추억도 갖게 됐죠. 시간이 몇 십년 지나서 빛이 바랠지도 모르겠지만 제 자신이 복 받은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곱씹을 것 같아요. 그래도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조선시대에 살고 있는 이각에게는 새드엔딩일지 몰라도 2012년을 살아가는 박유천에게는 '옥탑방 왕세자'의 엔딩이 그래도 최고다. "19회, 20회 대본을 보면서 막판에 뒤집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고 웃은 박유천은 "현장에서도 그렇고 많은 이야기와 추측들이 있었다. 그런데 작가님이 써주신 엔딩을 보고 이런 엔딩이 가장 좋다고 느꼈다"며 "결말을 보기 전에는 이각이 돌아오거나, 이각의 기억을 완전히 갖고 있는 용태용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런 엔딩이라 드라마가 더 아름답게 마무리 된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1인 2역인만큼 박유천은 내내 긴장 속에 살았다고.

"한 인물에게 주어진 상황이 너무 많다 보니까 한 시라도 놓아버리면 정말 캐릭터가 흔들릴 수 있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집중했던 것 같아요. 집중하면서도 용태용을 연기할 때는 정말 고생했어요. 이각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보니까 대사라든지 템포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용태용으로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게 정말 힘들더라고요. 특히 태무랑 대사를 주고 받을 때는 NG를 많이 냈어요. 100% 용태용이 아니라 미세하게 이각의 행동들이 있어야 하니까 생각은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았죠. 사극 하다가 현대극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박유천, 박유천을 말하다

이제는 드라마 속 이각, 용태용이 아닌 진짜 박유천이 궁금해졌다. 박유천은 이각과 용태용 중 과연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애매하다"라는 말로 말문을 연 박유천은 자유로운 영혼은 용태용을, 삶의 모습은 이각을 닮았다고 평가했다.

박유천은 "용태용은 태어난 순간부터 자유로웠던 영혼인 것 같다. 추구하고자 하는 건 늘 해내는 그런 사람이다. 이각은 갇혀진 공간 안에서 여러가지를 배워야 하고 또 이것 저것을 생각해야 하는 인물이다. 전 그렇게 자란 적은 없지만(웃음) 연예인이 되고 나서의 제 생활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생각의 틀이 없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은 용태용에 더 가깝고, 이각이 가진 사랑이나 책임감은 이각에게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아이돌 출신, 그것도 방송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인 아이돌이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시작한 연기. 하지만 이제 박유천이라는 이름 앞에 연기자를 붙이는 것에 대해 누구도 거리끼지 않는다. 20대를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박유천은 조금씩 받은 사랑을 나누며 자신을 돌아보려고 한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받는 사랑에 비해 보답해 드릴 방법이 많이 없는 것 같아요. 한정돼 있죠. 좋은 음악이나 연기를 선보이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보답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이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도 너무 제 입장만 생각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어요. '이런 게 보답입니다' 하기에는 너무 작은 부분이라 말이 안되는 것 같고. 팬분들은 열심히 또 잘해주면 그 모습만으로도 정말 예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니까 많이 감사해요. 그래서 더욱 행동을 똑바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게 하나의 보답이라고 생각해요. 인간이기 때문에 저도 살면서 저도 힘들 때도 있죠. 하지만 그런 상황 안에서도 팬분들이 도와주고 응원해주셨기 때문에 힘을 내고 열심히 했었던 거에요. 그런데 오히려 그런 모습을 팬분들은 더 좋아해 주시고… 엄마 같은 사랑이에요."

차근차근 조금씩 성장해나가고 있는 연기자 박유천의 꿈은 진실된 배우가 되는 것이다. 연기가 곧 박유천을 말해주는, 그런 진짜배기 연기를 펼쳐내는 것이 연기자 박유천이 꾸는 내일의 꿈이다.

"정말 진실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서 그 사람 마음이 뚝뚝 묻어나는 큰 감성과 경험을 지닌 배우가 되고 싶어요. 노 메이크업으로 연기를 해도, 얼굴의 상처를 굳이 가리지 않아도 연기만으로도 모든 것을 다 덮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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