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프로배구팀 KEPCO는 2011-12시즌을 잊고 싶다. 배구계를 강타한 승부조작 사건 후폭풍을 제대로 맞았기 때문이다.
주전 세터와 레프트가 사건에 연루되는 바람에 크나큰 전력 누수가 있었고 5라운드부터 휘청거렸다. 4라운드까지 벌어놓은 승수를 까먹으면서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드림식스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KEPCO는 세터와 레프트에서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 외부에서 선수들을 영입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팀 사정상 2011-12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영래(LIG 손해보험), 장광균(대한항공), 장영기(현대캐피탈) 등은 KEPCO가 눈여겨 볼 만했다. 그러나 세 선수 모두 타 구단과 협상 기간 동안 계약을 하지 않았고 원 소속팀과 다시 협상 테이블을 차린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21일 발표한 FA 2차 협상 결과 1차 협상에서 원소속팀과 재계약에 성공한 4명을 제외한 남녀 선수 10명 모두 새로운 팀을 찾지 못했다.
KEPCO 관계자는 "김영래에게 관심을 둔 건 맞다"며 "그러나 나이 등 여러 상황 때문에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KEPCO가 김영래 등 FA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연맹 규정에 따라 보호선수 외에 FA 보상선수를 내주거나 영입 선수가 받는 연봉의 300%를 원 소속구단에게 줘야 한다.
KEPCO 관계자는 "보상선수로 내줄 선수도 부족하고, 보상금액도 만만치 않다. 고민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선수 영입에는 FA 영입뿐 아니라 트레이드 등 다른 방법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프로배구는 구단 간 선수 이동이 활발하지 않은데다 원 소속팀의 이적 동의서가 있어야 가능하다. KEPCO도 이런 규정 때문에 선수 영입이 쉽지 않다.
한편 KEPCO는 지난 시즌 뛴 외국인선수 안젤코 추크(크로아티아)와는 재계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KEPCO 신춘삼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 안젤코에게 '내년에도 같이 뛰었으면 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했다. 안젤코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KEPCO 관계자는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할 경우 안젤코와 다시 한 번 뛸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만약 안젤코가 KEPCO 유니폼을 다시 입고 2012-13시즌을 뛴다면 V리그에서 가장 오랜 기간(4시즌) 활동하는 외국인선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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