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6승11패. 경기당 평균득점 4점. 최근 5경기 평균 2.4득점. 5월 두산 베어스가 처한 현실이다. 4월 한 달간 호쾌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이달 들어 날개없는 추락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즌 최다인 5연패 늪에 빠진 현재 모습은 마치 '두점베어스'로 돌아간 듯하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두산의 문제점은 공격에 집중되고 있다. 득점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통계는 출루와 장타능력이다. 장타능력의 핵심이 홈런이라면 출루에선 볼넷이다. 21일 현재 두산은 볼넷 88개를 얻었다. 8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다. 92개를 얻은 롯데와 함께 유이한 두자릿수 볼넷 팀이다.
김진욱 감독이 언급한 "두산다운 끈기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부분이 여기에도 해당한다. 끈질기게 상대 투수를 물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초구, 2구에 맥없이 방망이를 휘두르다 아웃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공격의 맥이 쉽게 끊기는 이유다.
장타력도 마찬가지다. 두산의 팀장타율(0.352)는 7위로 처져 있다. 홈런(11개)이 8개 구단 중 가장 적다. 팀타율 3위(0.266)에도 불구하고 팀득점에선 7위(129개)에 머물러 있는 이유다.
원인은 누구나 파악할 수 있다. 문제는 해결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두산은 타선 전체가 동반 침묵 중이다. 김현수가 손가락부상 복귀 후 서서히 제 기량을 보여주고 있지만 중심타선의 문제가 심각하다. 올 시즌 꾸준히 중심 타선에 기용된 선수 가운데 장타율 4할을 넘긴 선수가 한 명도 없다.
극도의 부진에 빠져 있는 김동주는 장타율(0.294)이 출루율(0.297)보다 낮은 기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시즌 26안타 가운데 장타가 단 2개(홈런, 2루타 각 1개)에 불과한 탓이다. 오히려 제한된 기회에서 만만치 않은 타격능력을 보여준 고영민이 장타율 5할1푼4리로 힘을 냈지만 현재 부상으로 1군 명단에서 제외된 상태다.
요즘 두산 덕아웃에선 웃음기가 싹 가셨다.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선수들도 하나같이 표정이 굳어 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어느 때이고 슬럼프가 온다. 경우에 따라선 기술적인 조언보다는 침체된 분위기를 살리는 촉매제가 필요할 때도 있다. 과거 홈런타자로 명성이 높았던 김우열 2군 타격 인스트럭터는 "방망이가 안 맞을 때 특효약은 없다.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 안 되면 코칭스태프가 치어리더 역할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욱 감독의 생각 또한 다르지 않다. 그는 "우리팀 선수들이 너무 얌전하다. 덕아웃 분위기를 살려줄 '오버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타자들이 너무 착하게 싸우고 있다. 좀 더 끈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두산은 현재 정확히 5할 승률(16승16패1무)을 기록 중이다. 이번 주 SK와 문학 3연전, 잠실에서 롯데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다. 두 팀 모두 지난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며 최상의 페이스에 올라 있다. 위기의 5월 넷째주, 반등과 침체의 갈림길에 선 두산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