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4연패 탈출, 이용훈 있었네! 롯데 5-4 KIA

[석명기자] 난세의 영웅, 바로 롯데 베테랑 투수 이용훈이었다.

롯데는 18일 사직 KIA전에서 5-4로 승리, 4연패 수렁에서 가까스로 몸을 뺐다. 연패 탈출의 주역이 된 선수가 바로 선발 등판해 호투를 펼쳐준 이용훈이었다.

이용훈은 6.2이닝 동안 6개의 안타와 볼넷 1개를 내주면서 2실점으로 KIA 타선을 억제해 팀 승리를 이끌어냈다. 최근 롯데가 연패를 당하는 와중에 선발투수가 한순간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경기를 그르치곤 하던 모습을 이용훈한테서는 볼 수 없었다. 묵직한 직구와 낙차 큰 커브 등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가며 공격적인 피칭으로 실점을 최소화,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함으로써 제 임무를 다했다.

사실 롯데가 화끈한 공격력을 완벽하게 되찾은 것은 아니었다. 결정적인 점수를 낸 과정에서는 KIA의 허술한 수비가 도와줬다.

0-1로 뒤진 2회말 반격에 나선 롯데는 선두타자 전준우가 안타를 쳤으나 곧바로 홍성흔의 병살타가 나와 최근의 악몽이 되살아난 듯했다. 하지만 박종윤이 친 유격수 땅볼을 김선빈이 더듬으며 실책을 범해준 것이 가라앉던 롯데의 분위기를 살렸다. 박준서의 안타로 1, 3루를 만든 롯데는 과감한 더블스틸로 KIA 내야를 흔들며 3루주자 박종윤이 홈을 밟아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2사 2루서 김사훈이 적시타를 날려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KIA는 5회초 이준호의 2루타로 2-2 동점으로 따라붙었으나 또 실책에 발목이 잡혔다. 5회말 1사 1, 3루에서 황재균이 1루 정면 땅볼을 쳤을 때 최희섭이 어이없는 홈 악송구 실책을 범해 롯데는 그저 달아나는 점수를 얻었다. 기세가 오른 롯데는 6회말 박준서, 7회말 홍성흔의 적시타가 나오며 점수차를 벌렸다.

그래도 롯데가 편하게 승리를 거둘 수는 없었다. 5-2로 앞선 가운데 9회초 마무리 등판한 김사율이 3안타 1볼넷의 부진한 피칭으로 2실점하며 5-4로 한 점 차까지 몰린 것. 1사 1, 3루의 동점 내지 역전 위기까지 몰렸던 김사율은 김상훈을 3루 병살타로 잡아내 간신히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승리투수가 된 이용훈은 시즌 5승을 수확, 다시 다승 공동 선두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롯데는 선발 포수로 김사훈을 내고, 2루수 박준서, 좌익수 김문호 등 비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선발 기용해 분위기 쇄신을 시도했다. 이들은 각자 공격이나 수비에서 제몫을 충분히 해내 사직 구장을 찾은 홈팬들에게 모처럼 시원한 승리를 안겼다. 박준서는 3안타 맹타를 휘둘렀고, 김사훈과 김문호도 1안타씩 쳐내 힘을 보탰다.

롯데는 5할 승률(15승2무15패)에 복귀했다.

KIA는 결정적인 순간 나온 두 개의 수비실책으로 승기를 빼앗겼고, 타선마저 이용훈에 눌려 답답한 공격을 하며 2연패를 당했다. 선발 앤서니는 5.2이닝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으나 자책점은 1점뿐이었다. 전날 삼성전부터 복귀한 이범호는 이날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첫 안타를 신고했으나 아직 정상적인 타격 컨디션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