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권재홍 앵커 동영상 공개 "시청자 상대로 사기"

[이미영기자] MBC 노조가 MBC '뉴스데스크' 진행자인 권재홍 앵커와 노조 조합원 간의 대치과정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권재홍 앵커의 사퇴도 요구하고 나섰다.

MBC 노조는 18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동 MBC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6일 저녁 10시20분쯤 권 앵커와 MBC 노조 조합원 간 대치과정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하며, 사측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MBC 노조에 따르면 이날 조합원 20여명은 사측의 시용기자 채용 철회를 촉구하기 위해 권 앵커에게 면담을 요구했으나, 권재홍 앵커는 이를 외면했다.

MBC 노조는 "권재홍 보도본부장은 16일 퇴근길에 후배 기자들과 맞닥뜨렸다. 후배들은 권재홍으로부터 왜 시용기자라는 희한한 채용을 시도하는지 설명을 듣기 원했다. 보도국 전체가 폐쇄된 기막힌 상황 속에서 후배들은 권 본부장을 만나기 위해 기다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노조는 이어 허리 부상을 당했다는 권재홍 앵커의 주장과 관련,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노조 관계자는 "권재홍 본부장이 청경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유유히 차량에 탑승했는데 다쳤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당시 상황은 권재홍 본부장이 기자들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썼고, 결국 청경 40여명에게 겹겹이 둘러싸여 5층 보도국부터 에쿠스 차량까지 유유히 걸어나갔다"라고 말했다.

이어 "권 본부장을 둘러싼 청경들마저 몸이 부딪히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한 채 이동했고, 만약 권재홍 본부장이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면 계단에서 스스로 헛딛기라도 해야 부상이 가능할 지경"이라면서 "병원을 찾아갈 정도로 다쳤다면 적어도 쩔뚝거려야 하는데 상황 전체를 녹화한 동영상 어디에도 권재홍의 쩔뚝거리는 모습은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권 앵커가 부상당했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권재홍 앵커를 강한 어조로 비판하며, "자해쇼를 벌인 권재홍은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노조는 "공공의 이슈를 사실 그대로 보도해야 할 '뉴스데스크'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 보도를 했다. 특히 권 앵커는 시청자를 상대로 사기를 벌였다"며 "권 앵커는 다시 뉴스데스크 앵커석에 앉아서는 안 된다"고 사퇴를 요구했다.

앞서 MBC는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MBC 뉴스데스크' 권재홍 앵커(MBC 보도본부장)가 퇴근길 차량탑승 과정에서 받은 부상으로17일부터 앵커직을 잠시 놓게 됐다"며 공식입장을 밝혔다.

MBC는 "권재홍 앵커는 16일 'MBC 뉴스데스크' 방송을 마치고 퇴근하던 중, MBC기자회 소속 기자들 약 40-50명이 차량을 가로막고, 경력기자 채용을 항의하는 과정에서 타박상을 입었다"고 확인했다. MBC는 권재홍 앵커가 부상에서 회복될 때까지 주말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는 정연국 앵커를 대체 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