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끝난 줄 알았는데, 아니야?" 심판의 판정 번복으로 종료된 경기가 재개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SK-넥센전이 열린 12일 문학구장. 넥센이 2-3으로 뒤진 9회초 마지막 공격 2사 1루 장기영 타석 때 볼카운트 2-2서 SK 마무리 정우람의 7구째 바깥쪽 낮은 공에 문승훈 구심의 손이 올라갔다. 경기가 그대로 끝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문 구심이 곧바로 포수 조인성의 옷을 잡아당겼다.
스트라이크가 아니라 볼이었다고 판정을 번복한 것이다. 문 구심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이만수 SK 감독에게 경기 재개를 알렸다.
경기가 끝난 줄 알고 각자 덕아웃으로 향하던 양 팀 선수들은 수비 위치로, 또 타석으로 돌아갔다. 정우람은 다시 마운드에, 장기영은 타석에 섰다.
밸런스가 흔들린 정우람은 장기영에 볼넷을 내줘 2사 1, 2루를 만들었다. 넥센으로서는 경기를 뒤집을 마지막 찬스를 잡은 것이다.
이후 이택근이 타석에 들어선 뒤 넥센 김시진 감독이 나와 구심에게 항의했다. 문학구장의 일부 조명탑이 꺼져 타석에서 공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어필이었다.
이날 SK는 경기 종료 후 불꽃축제를 앞두고 있었다. 장기영 타석 때 경기 종료가 된 줄 알고 일부 조명탑이 꺼졌고, 그런 상태에서는 타자와 외야수들이 정상적으로 경기를 진행할 수 없다며 김시진 감독이 항의를 한 것이다.
해프닝 속에 조명탑이 다시 켜질 때까지 경기는 8분 동안 중단됐다. 재개된 뒤 이택근이 유격수 뜬공에 그치며 경기는 그대로 SK의 3-2 승리로 끝났다.
다 잡은 승리를 놓칠 뻔한 SK는 가슴을 쓸어내렸고, 드라마같은 재역전극을 꿈꿨던 넥센은 쓴 입맛을 다셨다. 구심의 판정 실수와 번복 때문에 벌어진 촌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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