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11일 SK-넥센전을 앞둔 문학구장. 최근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넥센 포수 최경철이 친정팀 SK 덕아웃을 찾았다. 이만수 감독은 최경철을 보자 와락 끌어안고 한동안 놓지 않았다. "가서 잘 해, 알았지?" 귀엣말을 주고받은 최경철은 웃으며 넙죽 고개를 숙였다.
취재진과 이야기를 마친 이만수 감독은 "김시진 감독과 할 이야기가 있다"며 자리를 떴다. 시즌 첫 트레이드를 실시한 두 감독간의 대화였다.
SK와 넥센은 지난 2일 포수 최경철과 투수 전유수를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포수 자원이 부족한 넥센과 불펜 투수를 충원하려는 SK의 요구가 맞아떨어져 성사된 트레이드였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박경완, 정상호, 조인성 등에 가려졌던 최경철은 포수 난에 시달리던 넥센으로 이적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최경철은 트레이드 후 벌써 7차례 경기에 나와 넥센 투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지난 9일 목동 LG전서는 안타도 신고했다. 최경철은 지난 시즌에는 1군 20경기 출장에 그쳤다. 2004년부터 통산 161경기에 나선 것이 최경철의 1군 출장 기록이다. 최경철로선 넥센 이적이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전유수는 9일 생애 첫 승리투수가 되며 이적 성공시대를 예고했다. 잠실 두산전에서 3.1이닝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선발 투수였던 마리오가 1회 타구에 손바닥을 맞는 부상으로 0.2이닝 만에 갑작스럽게 강판했고, 급작스럽게 구원 투입된 전유수가 흔들릴 수 있는 마운드를 안정시키며 팀 승리에 든든한 다리를 놓았던 것이다.
최경철은 이날 일찌감치 구장에 나와 오랜만에 만난 SK 선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최경철을 본 선수들은 얼싸안고 회포를 풀었다. SK 유니폼을 입은 전유수도 넥센 덕아웃을 찾아 한동안 떠나지 못했다. 오랜만에 만난 동료가 더없이 반가웠다.
이만수 감독과 김시진 감독은 경기 전 만나 덕담을 주고받았다.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새 얼굴이 좋은 활약을 펼치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는 결론이다.
김 감독은 "트레이드는 팀에 필요한 전력을 보강하는 것이다. 최경철은 우리 팀에 잘 적응하고 있고, 전유수도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이 감독과 '만족스럽다'는 대화를 했다"고 전했다. 최경철과 전유수가 개인적으로 새로운 기회의 땅을 밟았을 뿐 아니라 SK와 넥센 팀으로서도 트레이드를 통해 귀한 자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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