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우승후보다운 모습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가 투타의 균형을 찾으며 중위권 도약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삼성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8-4로 승리를 거두며 3연승(1무 포함)을 달렸다. 올 시즌 두 번째 3연승. 이로써 삼성은 12승 1무 13패를 기록하며 5할 승률에 단 1승만을 남겨 놓게 됐다.
아직 7위에 머물고 있지만 선두권과의 격차는 크지 않다. 무엇보다 최근 삼성의 최대 강점이라 할 수 있는 마운드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무승부 한 번을 포함해 3연승을 기록한 최근 4경기에서 삼성이 내준 점수는 7점. 경기당 평균 1.75실점의 '짠물야구'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선발 장원삼이 6.2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이후 불펜진이 9회말 추가 2실점하긴 했으나 승부와 관계는 없었다.
삼성 타선은 모처럼 시원스럽게 점수를 올리며 마운드의 부담을 덜어줬다.
1회초 박석민의 적시타로 1-0으로 앞서나가던 삼성은 4회초 최형우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보탰다. 5회초에는 연속 6안타로 대거 4점을 뽑아내 6-0까지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LG는 5회말 2점을 만회했으나 8회초 다시 2점을 내주며 추격할 힘을 잃었다.
4번타자 3루수로 출전한 박석민은 선제 타점을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7번 중견수로 나선 정형식 역시 3안타로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했다. 승리 투수는 장원삼, 패전투수는 4.1이닝 4실점한 정재복으로 기록됐다.
경기 전 삼성 류중일 감독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투수진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불펜도 괜찮다"며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한 경기씩 잡아나가다 보면 (순위표) 저 위에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마치 이날 이길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자신감 넘치는 어투였다.
삼성은 개막 이후 한 번도 6~7위권을 벗어난 적이 없다. 그러나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삼성이 언제까지 하위권에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었다. 근거는 바로 마운드의 힘. 삼성의 마운드가 언젠가는 본연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전망이었고, 슬슬 그 힘을 드러내고 있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이 이날 직접 구장을 찾아 지켜보는 가운데 승리를 거둔 것도 삼성으로선 의미 있는 일이었다. 이 사장은 올 시즌 처음으로 잠실구장을 깜짝 방문해 삼성을 응원했다. 삼성 선수들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화끈한 타격과 굳건한 마운드를 앞세워 승리를 따냈다.
한편 LG는 마운드가 무너진 끝에 패배를 안으며 시즌 첫 3연패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13승 13패로 정확히 승률 5할을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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