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런던!", "고(GO)!"
2012 런던올림픽 본선행을 노리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연습 시작과 끝에 항상 이 구호를 외친다. 주장이자 세터인 김사니(흥국생명)가 먼저 외치면 나머지 11명의 대표선수들이 마무리를 한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인 김형실 감독과 홍성진 코치도 주문처럼 이 구호를 함께 한다. 전화 통화를 마칠 때면 '런던, 고'를 말하는 게 이젠 습관이 됐다.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마지막 무대는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표팀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세계예선전에서 참가국 8개 팀 중 3위 안에 들거나 일본, 대만, 태국 등 아시아권에 속해 있는 팀들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면 2004 아테네대회 이후 8년 만에 다시 올림픽 본선에 나간다.
대표팀은 지난 일주일 동안 중국으로 전지 훈련을 다녀왔다. 중국은 이미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국내에서는 주로 남자고교팀과 연습경기를 갖는데 그러다보면 대표팀의 장, 단점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대표팀은 중국대표팀과 세 차례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3패였지만 수확은 있다.
우선 실전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중국과 치른 세 차례 평가전은 단순한 친선경기가 아니었다. 관중들도 경기가 열린 체육관을 꽉 메웠고 경기에 앞서 국가까지 연주되는 등 국제경기와 똑같은 방식으로 열렸다.
김 감독은 "예전에는 중국이 견제를 많이 했는데 먼저 올림픽 본선행을 결정짓다보니 이번엔 호의적이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리수 중국대표팀 감독은 김 감독에게 "세계예선전에서 반드시 본선행 티켓을 따내 달라"고 덕담을 건넬 정도였다. 김 감독은 "중국대표팀 감독이나 협회 관계자는 '아시아배구를 위해서 한국과 일본이 모두 런던에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중국대표팀은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때와 견줘 스피드가 빨라졌다. 특히 센터들의 이동공격이 민첩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대비할 부분이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했다.
블로킹 타이밍은 중국전지훈련에서 드러난 과제다. 또한 김 감독은 "상대 서브를 리시브한 뒤 우리 센터진 공격이 약하다는 게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대표팀 센터진은 정대영(GS 칼텍스), 양효진(현대건설), 하준임(도로공사), 김희진(IBK 기업은행)으로 꾸렸다. 김 감독은 "높이는 다른 팀들과 견줘 크게 밀리는 편이 아니지만 속공 등 공격적인 부분을 좀 더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김연경(페네르바체)과 황연주(현대건설) 등 확실한 좌우 공격옵션이 있다. 센터 블로킹의 이동에 따라 두 선수가 좀 더 편하게 공격을 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센터 역할이 중요하다.
김 감독은 서브에 대한 부분도 강조했다. 그는 "대표팀 소집 초기에는 선수들에게 리듬에 맞춰서 서브를 넣으라고 했다"며 "그러다보니 서브 범실이 늘어나더라"고 얘기했다. 김 감독은 그래서 이번 전지훈련 기간 동안 선수들에게 '소신있게 그리고 강하게 서브를 때리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오히려 서브 범실 수가 줄어들었다. 김 감독은 "서브는 공격의 출발이다. 항상 에이스를 노리는 건 아니지만 강한 서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과 선수들은 올림픽 본선행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 감독은 "대표팀 소집 전부터 선수들의 의지가 대단했다"며 "2008 베이징올림픽을 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선수들도 이번 런던올림픽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주장 김사니는 "이번에는 꼭 런던에 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사니는 정대영, 한송이와 함께 이번 대표팀 선발 선수들 중에서 2004 아테네대회 본선 출전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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