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K리그 '명가' 포항 스틸러스가 '아이러니'에 빠져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한국 축구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런데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이 부실한 공격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고의 공격수 출신 감독이라는 명성이 빛을 내지 못하고 있다.
K리그 최강의 미드필더진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포항이지만 마지막을 결정지을 수 있는 공격수가 없다. 지긋지긋한 골결정력 부재로 포항은 시름하고 있다. 포항은 올 시즌 우승후보 중 하나로 평가받았지만 킬러 부재로 현재 8위로 처져 있다. 총 득점은 12골로 K리그 16개팀 가운데 10위로 밀려나 있다.
외국인선수 지쿠가 올 시즌 10경기에 나와 6골을 성공시키며 포항에서 가장 많은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하지만 지쿠는 완벽하지 못한 몸 상태다.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기 일쑤다. 후반 조커로 투입돼 한 방을 노렸다. 그런데 시즌 초반에는 지쿠 카드가 적중했지만 최근에는 그 적중률이 떨어지고 있다.
그나마 아사모아가 최근 포항의 공격수 중에서는 가장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9경기에 나서 3골을 넣었다. 하지만 다른 우승후보 팀들의 외국인 선수와 비교하면 모자란 것이 사실이다.
토종 공격수들은 그야말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박성호는 8경기에 나서 0골, 김진용도 8경기에 나서 0골이다. 노병준도 10경기에 나와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했고, 2년차 징크스로 시름하고 있는 고무열도 10경기에 나와 골 맛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야말로 포항의 국내 공격수들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최고 공격수 출신 황 감독이 팀 공격력 약세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황 감독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황 감독은 지난 주말 서울과의 11라운드에서 골결정력 부재로 1-2로 패배한 후 "오늘 경기도 역시 골결정력에서 문제가 있었다. 너무나 답답하다. 결정력 부분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지만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2년차 징크스를 겪고 있는 고무열에 대해 황 감독은 "고무열이 2년차 징크스에 빠진 것 같다. 슬럼프다. 자신감이 없다. 본인 의지가 강해 기대를 했는데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황 감독은 반드시 반전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 자신했다.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선수들을 향해 '믿음'을 보내주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을 믿고 기다려주면 지금 처한 아이러니도 풀릴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황 감독은 "공격수들이 스스로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독으로서 나는 선수들을 믿고 있다. 분명 개선의 여지가 있다. 지금은 성적이 좋지 않지만 충분히 반전의 기회가 올 것이다. 정상궤도로 올라갈 것"이라며 진짜 포항의 공격력을 선보일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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