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역전패가 많았다. 그리고 역전승도 가장 적은 팀이었다."
선동열 감독이 분석한 KIA의 지난 시즌 문제점이다. 아쉬운 점은 올 시즌 들어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KIA는 지난해 역전패로만 32패를 당했다. LG(33패)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나쁜 기록이다. 반면 역전승은 21승으로 7위에 머물렀다. KIA는 4위로 지난 시즌을 마감했다.
선동열 감독이 새로 부임하며 야심차게 올 시즌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KIA는 4월 한 달 동안 16경기를 치르며 6승 10패(7위)를 기록했다. 그 중 역전패는 4번(2위)이나 됐고, 역전승은 1번(7위)뿐이었다. 지난 시즌과 같은 순위다.
4강 후보로 꼽혔던 KIA의 초반 부진, 갑작스럽지는 않다. 시즌 전부터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며 4월의 위기를 예고했다. "힘겨운 4월이 될 거야." 선 감독이 입버릇처럼 한 말이다.
팀 평균자책점은 5.59로 최하위다. 한화(5.15)와 유이한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선발진은 4.72로 그나마 좀 낫지만, 구원진 평균자책점은 무려 7.05에 이른다.
역전패가 많았다는 것은, 구원투수진의 불안한 경기력을 뜻한다. 선발 투수가 승리 요건을 갖추고 내려간 뒤에도 '방화'는 심심찮게 일어난다.
29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그랬다. 선발 윤석민은 이날 5.2이닝 6피안타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3-0으로 앞선 5회말 볼넷과 연속 안타로 1실점한 뒤, 6회 2사 2루서 두산 윤석민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을 했다. 이후 마운드는 손영민으로 교체됐다. 이 때만 해도 KIA는 3-2 리드를 유지하고 있었다.
실점 위기서 손시헌을 4구만에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이닝을 끝낸 손영민은 7회 최준석에게 우익수 방면 안타를 내준 뒤 진해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종욱의 우전 안타로 주자 1, 3루가 됐고, 정수빈의 희생번트 때 최준석의 대주자로 나선 고영민이 홈으로 들어왔다. 3-3 동점. 불펜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한 것이다.
8회에는 진해수가 첫 타자 이성열에게 볼넷을 내준 뒤 한승혁으로 교체됐고, 이후 희생번트와 땅볼, 손시헌의 적시타가 차례로 나와 끝내 역전을 허용했다. 5회부터 매 이닝 1점씩을 헌납한 KIA는 결국 3-4로 역전패했다.
지난 24일 광주 한화전에서는 선발 윤석민이 5이닝 5실점하고 내려간 뒤 8명의 투수가 총 11실점을 하며 8-16으로 대패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불펜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결과다.
선발이 최소 실점으로 막고 내려간 뒤에도 구원진은 곧잘 역전을 허용한다. 믿을 만한 불펜 투수가 없으니, 선발진의 부담이 가중된다. KIA 마운드의 고민이다. 에이스 윤석민의 올 시즌 유일한 승리는, 지난 17일 목동 넥센전에서 9이닝을 혼자 버티며 1실점 완투를 해 따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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