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드디어 시작인가.
이승엽(삼성)의 홈런포에 불이 붙었다. 26일 대구 롯데전 솔로홈런으로 이승엽은 시즌 4호를 기록, 홈런 부문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정성훈(LG) 강정호(넥센)와 함께 초반 홈런 레이스는 3파전 양상이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 5회말 삼성이 4-1로 앞선 상황에서 롯데 선발 고원준으로부터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지난 22일 청주 한화전 투런홈런 이후 4일 만의 홈런이다. 현재까지 이승엽은 모두 14경기에 나섰다. 초반 고타율 행진을 벌이면서도 홈런이 나오지 않던 상황은 어느새 먼 기억이 됐다. 최근 5경기에서 3개의 타구를 담장 너머로 날려보내면서 본격적인 홈런포 시동을 건 모양새다.
지난해 홈런왕은 30개(최형우, 삼성)에서 결정됐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30∼36개 사이에서 타이틀 수상자가 정해졌다. 2010년 이대호(당시 롯데)가 44개로 1위에 올랐지만 그는 일본 오릭스로 떠난 상태다.
따라서 올해 역시 홈런왕은 30개 초반에서 결정될 공산이 크다. 페넌트레이스 6개월 동안 매월 5개 정도 치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승엽은 최근 2년간 일본 1군 무대에선 합계 20홈런에 그쳤다. 부상과 부진이 겹친 탓이다. 그러나 일본과 국내는 리그의 수준과 환경이 달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이승엽 스스로도 "고향에 돌아오니 마음이 편해진 게 가장 좋다. 그래서 타격도 잘 되는 모양"이라고 말한다.
홈런왕 타이틀보다 더 주목되는 기록은 통산 최다 홈런이다. 이승엽은 은퇴한 양준혁이 보유한 351홈런에 23개차로 다가섰다. 초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8월 쯤 신기록 달성이 가능하다. 특유의 몰아치기가 발동할 경우 시기는 더욱 앞당겨질 수 있다.
물론 최다 홈런 기록 경신과 홈런왕 타이틀까지 동시에 바라볼 수도 있다. 시즌 30개를 넘기면 두 가지 기록 모두 달성 가능하다.
또 하나 주목할 기록은 득점이다. 26일 현재 통산 894득점을 기록한 이승엽은 연내에 통산 1천득점도 노려볼 수 있다. 올 시즌 117득점을 올리면 가능하다. 이승엽은 1998년부터 일본 진출 전 해인 2003년까지 매년 세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통산 1천득점을 넘긴 선수는 모두 6명. 이 가운데 현역 선수는 장성호(한화)와 송지만(넥센)뿐이다.
이승엽의 나이는 올해로 36세다. 일본서 돌아온 뒤 선택한 등번호도 36번이다. 3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노리는 그의 발자취마다 전설이 차곡차곡 새겨지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