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어느새 '가을잔치'의 단골 초대손님이 됐다. 지난 4년간 롯데는 빠짐 없이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고,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2위까지 올랐다.
올 시즌 롯데는 초반 상승세를 보여주며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달라진 것이 없지만 시즌 초반 페이스가 빠르다는 점에서는 분명 예년과 차이를 보인다. 지난 3년간 롯데는 시즌 초반 부진을 중·후반의 분전으로 극복해왔던 팀이다.
롯데는 지난 2008년, 로이스터 감독의 부임과 함께 7년 간(2001년~2007년)의 암울했던 역사를 뒤로하고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치며 8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롯데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가을잔치 참가 티켓을 손에 쥐며 '구도' 부산 야구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그런데 초반 페이스가 이렇게 좋았던 적이 최근에는 없었다. 로이스터 감독 첫해였던 2008년에만 4월 초까지 1~2위를 달리다 3위로 시즌을 마감했을 뿐, 이후 3년은 모두 하위권에서 시즌 초반을 보냈다.
2009년에는 6월 초까지 7~8위를 오가다 6월 중순부터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2010년 역시 하위권에 머물다 처음으로 4위 고지를 밟은 것이 6월13일이었다. 양승호 감독이 첫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역시 롯데는 4월에는 7승2무14패의 극심한 부진을 겪었지만 점차 순위를 끌어올려 페넌트레이스 2위의 성적을 올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상위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4번타자' 이대호가 일본 오릭스로 떠났고, '좌완 에이스' 장원준은 군복무를 위해 경찰청에 입단했다. 야심차게 FA로 영입한 정대현과 이승호는 부상과 부진으로 정상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본 롯데의 전력은 투타 모두 탄탄했다. '새로운 4번타자' 홍성흔을 필두로 타선 전체에 힘이 붙은 모습이다. 송승준-사도스키-유먼-고원준의 선발 로테이션은 장원준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 '마무리' 김사율은 지난해보다 더욱 듬직해졌다.
롯데는 23일 현재 7승1무3패의 성적으로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순위가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더욱 힘을 냈던 롯데의 지난 패턴을 고려하면 분명 의미 있는 순위다. 적어도 순위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아직 100%의 전력이 아니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특급 잠수함' 정대현이 복귀 시점을 6월 말로 잡고 있다. 정대현이 불펜에 힘을 보태게 되면 롯데의 전력은 한층 무서워진다. 기약은 없지만 이승호 역시 언젠가는 1군에 복귀해 일정 몫을 해낼 가능성이 높다.
양승호 감독은 예년과 다른 롯데의 4월 페이스에 대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4년간 포스트시즌 무대를 경험한 것이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기 시작한 롯데, 4월부터 달려나가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