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학수고대하던 이대호(30, 오릭스)의 첫 홈런포가 터졌다.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 있는 홈런이다.
이대호는 21일 홋토못토필드 고베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즈와의 경기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장쾌한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개막 후 무려 17경기, 62타석만의 홈런이다.
우선 마수걸이포로 이대호는 개인적으로 홈런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 일본 진출 후 이대호에 대한 관심은 온통 홈런뿐이었다. 거액을 주고 데려온 외국인 4번타자라는 점에서 당연한 관심이다. 그러나 경기가 거듭될수록 홈런이 나오지 않아 부담이 가중됐던 것도 사실이다.
이대호는 매 경기 후 일본 언론으로부터 홈런 관련 질문을 받아왔다. 2루타 2개 등 첫 장타를 터뜨리며 4타점을 쓸어담았던 19일 소프트뱅크와의 경기 후에도 홈런 관련 질문이 이어졌다. 일본 내에서 이대호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은 역시 홈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대호는 "홈런에 대한 말을 들으면 힘이 들어간다"며 "조용히 지켜봐 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일종의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이후 두 경기만에 마치 '지켜보랬지?'라고 말하듯 타구를 담장 너머로 넘겨버렸다. 앞으로 더욱 자신감 있는 스윙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이대호의 첫 홈런은 오릭스의 세 번째 팀 홈런이다. 12일 지바 롯데전에서 T-오카다의 첫 홈런, 15일 세이부전에서 고토 미쓰다카의 두 번째 홈런 이어 이대호가 팀 3호 홈런을 터뜨린 것. 3개의 팀 홈런은 일본 12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수치다. 그만큼 장타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4번타자' 이대호의 홈런이 터졌다는 것은 앞으로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아직까지 퍼시픽리그 홈런 1위 페냐(소프트뱅크, 4개)와의 격차는 3개밖에 나지 않는다. 이대호가 홈런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는 동안 다른 선수들이라고 엄청나게 홈런을 쳤다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한국에서 활약할 당시 '9경기 연속 홈런'의 대기록을 세우는 등 몰아치기에 능한 모습을 보였던 이대호다. 향후 리그 홈런 레이스에 뛰어들 가능성도 충분하다.
총 17경기를 치르는 동안 퍼시픽리그의 5개 팀들을 모두 상대해봤다. 생소한 일본 투수들의 공을 실전에서 상대해보며 슬슬 적응도 끝마친 상태다. 드디어 홈런 손맛을 보며 일본 무대 연착륙을 위한 희망의 불빛을 밝힌 이대호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