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 김광삼(32)이 잘 던지고도 호투가 빛을 잃을 뻔했다. 이번에도 '코리안특급' 박찬호(39) 때문이었다.
김광삼은 18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4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팀 타선이 뒤늦게 터지며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결국엔 김광삼의 호투를 발판으로 LG가 6-1로 승리를 거뒀다.
두 경기 연속 좋은 구위를 과시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김광삼은 첫 등판이던 지난 12일 잠실 롯데전에서도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두 경기에서 김광삼은 0.82의 수준급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첫 경기에서 눈부신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김광삼이지만 스포트라이트는 김광삼을 향하지 않았다. 같은 날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두산의 경기에서 박찬호의 한국 무대 데뷔전이 열렸기 때문. 데뷔전에서 6.1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팀의 3연패를 끊었던 박찬호는 모든 언론의 주목을 독차지했다.
첫 등판 때는 각각 다른 장소에서 나란히 호투를 펼친 두 선수가 이날은 같은 장소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김광삼과 박찬호 모두 두 번째 등판에서도 좋은 투구를 보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도 스포트라이트는 박찬호에게 집중될 뻔했다. 6회까지 박찬호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김광삼은 0-1로 뒤진 상황에서 강판해 패전투수가 될 위기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7회초, 정성훈의 투런포를 시작으로 LG 타자들이 박찬호를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7회초 대거 4점을 뽑은 LG는 6-1 승리를 거뒀고, 김광삼의 호투도 다시 주목받게 됐다. 6.1이닝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한 박찬호 역시 뛰어난 피칭을 선보였지만 팀이 패하며 첫 경기 때만큼의 감동은 전하지 못했다.
김광삼의 호투는 LG의 선발진에 희망을 비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LG는 선발진에 큰 구멍을 안고 올 시즌을 시작했다. 리즈는 마무리로 전향했고, 두 투수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유니폼을 벗었다. 믿을 만한 선발투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김광삼이 시즌 초반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두 경기 모두 호투하고도 박찬호의 그늘에 가렸던 김광삼. '코리안특급'과 선발 로테이션이 맞아 떨어진 것을 원망할 뻔했지만, 팀 동료들의 도움으로 마지막엔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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