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성남 일화가 올 시즌 처음으로 참패를 당했다.
성남은 16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K리그 3라운드에서 이근호에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0-3으로 패배했다.
올 시즌을 야심을 갖고 맞이한 성남에 찾아온 첫 번째 완패였다. K리그 개막전에서 전북에 2-3으로 패하기는 했지만 화끈한 공격력을 뽐내며 박수를 받았다. 또 2라운드 상주전에서는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내며 드라마를 연출했다.
하지만 3라운드 울산전은 달랐다. 성남은 단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수비는 울산 공격에 맥없이 무너졌다. 패스가 세밀하게 되지 않는 등 중원싸움에서도 울산에 완패했다. 올 시즌 성남은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경기 후 신태용 성남 감독은 "힘들다"고 했다. 참패를 당한 것에 힘들고 또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해 힘들다고 했다. 하지만 신 감독은 참패에 대한 상처와 아픔을 선수들과는 나누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이런 참패를 당하면 감독은 선수들에게 쓴 소리를 하며 정신력을 가다듬게 만든다. 그런데 신 감독은 그러지 않는다.
신 감독은 팀의 아픔은 혼자 다 감내하려는 것이다. 선수들에게 쓴 소리를 하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선수들이 타의에 의해 반짝 반성을 하기보다 스스로 진심어린 반성을 하도록 만들어 더 큰 효과를 내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울산전이 끝난 후 만난 신 감독은 "0-3 참패를 당했다. 나도 힘들다. 하지만 내가 힘들어버리면 선수들은 더 힘들다. 나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무엇이 부족했는지 잘 분석해서 선수들에게 주입시킬 것이다. 나부터 먼저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참패의 모든 아픔을 사령탑인 자신이 짊어지겠다고 했다.
이어 신 감독은 "오늘 패배에 대해 선수들에게 힘든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이 스스로 반성할 것이라 생각한다. 따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우리 선수들은 잘 해낼 것이라 믿는다. 이럴 때 나 스스로가 말을 아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며 선수들을 향해 쓴 소리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신 감독과 성남 선수들은 다음 경기에서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 신 감독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울산전 참패를 계기로 성남이 제모습을 갖출 것이라 자신했다.
신 감독은 "다음 경기부터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더 많이 준비를 할 것이다. 한 경기 졌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다음 홈경기부터 치고 나가야 한다. 다가오는 톈진과의 ACL 홈경기에서 기필코 승리를 거둬 분위기를 탈 것이다. 그 분위기로 K리그 분위기도 반전시킬 것"이라며 참패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며 희망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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