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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화차', 내 연기경력 최고 흥행작 됐으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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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화기자] 나긋나긋 조용한 몸놀림, 상대방을 지그시 응시하는 모호한 눈빛, 대부분을 무표정으로 일관해 속내를 알기 힘든 배우 김민희. 그런 그의 매력을 최고조로 발화시킨 영화 '화차' 속 '선영'의 모습은 김민희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인다. 남의 인생을 훔쳐 살아가는 여자, 대체 본래 모습은 뭐였을지 상상하기 조차 힘든 인물 '선영'을 통해 김민희는 자신의 매력을 극대화시킨다.

등장 분량은 많지 않지만 워낙 강렬한 신이 많은 덕에 '화차'는 김민희의 이미지로 점철된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파헤쳐지는 '선영'의 과거는 충격과 동시에 묘한 연민을 자아내며 그것은 배우 김민희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이미지와 함께 더욱 고조된다.

영화의 시사 이후 호평을 받고 있는 덕에 김민희는 연일 감동에 젖고 있다. 최근 진행한 지방 무대 인사에서 만석을 이룬 관객과 칭찬 세례에 그는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이번 영화가 출연작 중 최고의 흥행작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김민희가 이런 장르의 연기도 가능하구나 하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백상과 부산영평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뜨거운 것이 좋아'와 호평을 받는 기분을 똑같아요. 매 작품마다 공을 들이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도 같고요. 하지만 캐릭터와 장르가 틀리니까 이런 장르 연기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드렸다는 점에서 느낌이 다르죠."

여배우 캐스팅에 난항을 겪고 있던 '화차'에 올라타며 김민희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다고 여러차례 이야기했다. "좀 센 부분이 많아서 여배우들이 좀 망설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하지만 전 다행이고 행운이라 생각했어요."

자신이 가진 비현실적인 이미지, 거기에 평범한 외모가 '선영' 역을 연기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는 그는 "대사가 아니더라도 몸짓이나 눈빛으로 영화데 도움이 줄 수 있었고 그런 면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며 "가녀리고 평범해 보이는 여자가 저지를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일들을 한 것에 대한 충격이 배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속 이미지는 만들어내는거죠. 제가 가진 이미지가 캐릭터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뭘 원하지는 지 모르겠는 선영의 모습을 표현하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미녀가 아니어서, 평범해서 오히려 더 충격적이지 않았나 싶어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선영의 감정 상태에 동화돼 눈물을 흘렸다는 그는 여러 사람의 인생을 빌려 사는 것이 배우라는 일과 비슷하다고 한다.

"다른 이의 삶을 사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죠. 전 비교적 배역에 빨리 들어갔다 빠져 나오는 편이에요. 감정적으로 역할에 오래 빠져 있거나 제 자신을 괴롭히지는 않죠. 바로 집중했다 다시 김민희로 돌아오는 것은 제가 가진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영화로 영화제 수상을 기대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김민희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바라기는 하지만 욕심은 없다는 그는 "상이라는 것이 내게 큰 의미를 주지는 않는다. 호평을 받는 것만으로 이미 상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어느덧 연기경력 14년차를 맞은 김민희는 "30대가 되니 마음이 편해지고 스스로에게도 너그러워지는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사실 바라는 것도 없어지는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만 잘 가져가면서 나라는 배우를 만들어가는 느낌이에요. 특히 한국 영화계에서는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여배우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잖아요. 그렇게 열심히 하는거지 크게 바라는 것은 없어요."

청춘의 아이콘에서 10여년의 경력을 지닌 배우로 성장한 김민희는 "세월이 참 빠른 것 같다. 시간이 10여년이 흘러 영화계의 허리 역할을 하게 된 것이 기분이 좋다"고 의미를 밝혔다.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의 인생을 파멸로 이끄는 팜므파탈 캐릭터를 연기한 김민희는 "관객에게 바라는 것은 없다. 관객 스스로 느끼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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