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철퇴축구'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한 판이었다. 그 중심에는 196㎝ 장신 김신욱(울산 현대)이 있었다.
김신욱은 6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12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1차전 베이징 궈안(중국)과 홈경기에서 전반 25분 선제골을 넣으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3일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1-0 승리를 안겼던 김신욱은 베이징전에서도 골맛을 보며 두 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근호와 투톱으로 나선 김신욱은 최전방에서 베이징 수비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며 득점 사냥을 벌였다. 전반 12분 크로스바에 맞고 나오는 헤딩 슈팅에 땅을 쳤지만 25분 김승용의 코너킥을 골로 연결하는 집념을 보여줬다.
33분 고슬기의 두 번째 골에는 센스있는 속임수로 기여했다. 이근호가 미드필드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낮게 패스한 것을 슈팅할 것처럼 잡으려다 뒤로 흘린 것, 이를 받은 고슬기는 오른발로 골망을 갈랐다.
중앙대 재학 시절 수비수였던 김신욱은 지난 2009년 울산에 입단했다. 김호곤 감독은 장신이지만 발재간이 좋고 스피드가 뛰어난 김신욱의 재능을 발견하고 공격수로 전향을 권했다.
첫해 주로 교체로 나서 27경기를 소화하며 7골 1도움을 기록한 김신욱은 2010년 33경기에서 10골 3도움으로 부쩍 성장했다. 지난해는 무려 43경기에서 19골 4도움으로 킬러 본능을 드러냈다. 특히 컵대회에서 11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성공적인 공격 전향의 대표 사례가 됐다.
당연히 A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지난달 29일 쿠웨이트와 2014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최종전에서는 후반 교체로 나서 장신을 이용한 공격으로 수비를 교란했고 이동국(전북 현대)의 선제골에 수비 유도로 보이지 않는 기여를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동계훈련에서 김신욱은 울산 공격의 제1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김신욱을 이용한 다양한 공격 방법이 형성됐다. 특히 골키퍼 김영광의 킥이 김신욱의 머리에 맞고 이근호나 김승용에게 연결되는 플레이는 상대가 알고도 못 막는다.
김신욱의 컨디션은 최상이다. 시즌 시작 전 김호곤 감독은 "현재 추세로라면 올 시즌 득점왕도 노려볼 수 있다"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야말로 김신욱은 4년 만에 울산의 확실한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