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연습경기 호투와 실전은 다르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은 연습경기에 등판하는 투수들을 냉정하게 바라본다. 호투했다고 해서 칭찬만 하는 법이 없다. 꼭 쓴 소리까지 따라온다.
왜일까. 당장 지난 26일 넥센과의 연습경기서 승리투수가 된 정대현을 예로 들 수 있다. 이전까지 두산은 연습경기 전적 1무 3패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고, 정대현은 이날 선발등판해 5이닝 1실점 호투로 팀의 6-2 승리를 견인했다. 정대현은 날카로운 변화구 제구력으로 위기를 순조롭게 풀어갔고, 넥센 타자들을 압도하면서 맞혀잡는 투구를 제대로 보여줬다. 아무리 승패가 의미 없는 연습경기라고 할 지라도 계속된 패배로 불편함을 느꼈던 김진욱 감독은 경기 후 오랜만에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정대현에게는 예상 밖으로 칭찬의 강도(?)가 약했다. "변화구 제구도 좋고 어느 정도는 잘 던졌다"고 언급했지만 연습경기에 임하는 타자들의 특성을 감안하면 칭찬만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연습경기에 나오는 타자들은 모두 적극적으로 스윙을 한다. 저 쪽(넥센) 코치들도 연습경기이다보니 휘두르라고 지시를 했을 테고, 보니 스리볼에서도 모두 치려고 하더라"며 "그 덕에 아웃을 잡아내고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경기운용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다소 엄격한 평가를 내렸다.
두산은 마운드가 불안한 상황이다.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은 임태훈과 어깨 부상에서 재활 중인 정재훈이 5월은 돼야 돌아올 수 있다. 선발진 역시 니퍼트와 김선우를 제외하고는 확정된 선수가 없다.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선수들 대부분이 아직은 붙박이 1군급 선수라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이에 김 감독은 다소 골머리를 앓고 있다.
때문에 기존 선수들의 성장은 필수요소가 됐고, 김 감독은 이들을 더욱 완벽하게 키우기 위해 칭찬보다는 냉정한 시선으로 평가하며 자극을 주고 있다. 온화한 성품으로 선수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는 김 감독이지만, 사령탑으로서는 냉철하게 변모하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