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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조 수석코치, "나라도 악역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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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기자]"끝나긴 뭐가 끝나? 더 쳐야지!"

롯데의 스프링캠프가 한창 진행 중인 일본 가고시마 가모이케 구장. 3루수 황재균은 숨을 헐떡이며 권두조 수석코치가 치는 펑고를 받았다. 끊임없이 튀어오르는 땅볼 타구를 잡기 위해 황재균은 정신이 없었고, 한참 동안 권 코치와의 연습이 이어졌다. 펑고 훈련이 끝나자 황재균의 얼굴은 땀투성이.

매일 가고시마에서는 권 코치와 선수들간의 실랑이가 벌어진다. 훈련을 그만하자는 선수들과 조금이라도 더 시키려는 코치 사이의 말다툼(?)이다.

캠프 기간 동안 롯데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권두조 수석코치를 향해 손사래를 친다. 강도높은 훈련으로 인해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한다. 오후 무렵이면 녹초가 된 선수들은 끝날 줄 모르는 권 코치의 훈련의욕에 겁까지 낼 정도다. 올 시즌 주전 1루수 중책을 맡게 될 박종윤은 특별교육대상으로 매일같이 힘겨운 신음을 내뱉고 있다.

실제로 한 선수는 "정말 FM이신 분이다. 훈련을 조금이라도 더 시키시려는데 힘들어 죽겠다"고 혀를 내둘렀고, 다른 선수들 역시 권 코치에 대해 묻기만 하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한 마디로 권 코치는 캠프 내 선수들의 '공공의 적'인 셈이다.

하지만 이를 전해들은 권 코치는 껄껄 웃으면서 "나라도 악역을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오히려 선수들을 노려봤다. 그는 "힘든 것이 아니다. 그 동안 선수들의 훈련량이 너무 적어 그렇게 느껴지는 것 뿐"이라며 "당연한 것 가지고 그렇게 힘들어해서 쓰겠느냐, 해야 할 것은 다 하는 원칙은 지켜야지"라고 '쉬엄쉬엄 하자'는 선수들의 요구를 단호하게 끊어냈다.

올해 다시 롯데 코칭스태프에 합류한 권두조 수석코치는 요즘 들어 수비훈련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이대호의 공백을 기존 타자들의 협업체제로 메워내야 하는 상황에서 실책 등으로 허망하게 점수를 내줄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때문에 여러 상황별 수비훈련을 진두지휘하면서 큰 신경을 쓰고 있다.

권 코치는 "수비는 많이 해야 는다. 예상치 못한 여러 상황을 연습해놓아야 경기 때 안정되게 보여줄 수 있다"며 "그 동안 선수들이 훈련을 너무 안했다.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오히려 현재도 훈련량이 적음을 강조했다.

권 코치가 부르면 선수들은 화들짝 놀란다. 롯데 가고시마 캠프서 선수들은 될 수 있으면 권 코치의 눈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쓰고 있다.

조이뉴스24 가고시마(일본)=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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