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흔히 이런 질문을 한다. '한국에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입니까?'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이렇게 대답한다. "존댓말."
동방예의지국 대한민국에는 윗사람에게 예의와 존경을 표하는 존댓말이 있다. 외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한국만의 고유 문화다. 따라서 외국인들은 한국말을 배우면 이런 특별함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외국인이 사용하는 한국말의 수준은 존댓말을 어느 정도 자유자재로 구사하느냐로 평가받곤 한다.
12일 성남 일화의 전지훈련장인 일본 가고시마 교세라 골프 리조트. 이곳에서도 존댓말이 어려운 외국인 때문에 웃음 넘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그 주인공은 지난 시즌 성남으로 이적한 '특급 날개' 에벨찡요였다.
해프닝은 오후 훈련을 마칠 때 발생했다. 이날 오후 가고시마에 도착한 성남 선수단은 짐만 풀고 바로 훈련장으로 나와 훈련을 시작했다. 당초 간단한 몸풀기 정도의 훈련이 예상됐으나 신태용 성남 감독은 강행군을 펼쳤다. 지금부터 시즌 개막에 대비한 본격적인 담금질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광양에서 체력 훈련에만 집중해서 가고시마에서는 조직력 훈련을 집중적으로 할 것이다. 일본 전지훈련이 진짜 시작이다. 본격적인 담금질이다.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며 훈련 첫날부터 강행군을 펼친 이유를 설명했다.
신 감독은 해가 져서야 훈련을 멈췄다. 훈련 첫 날인 만큼 선수단 분위기, 의지, 자세 등을 바로잡기 위해 신 감독은 진지하고도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훈련이 끝나고 신 감독은 선수들을 불러 모아 "모든 선수들은 똑같이 행동해야 한다. 지각하면 안 된다. 느슨해져서도 안 된다"며 선수단을 향해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그리고 신 감독은 에벨찡요에게 질문을 던졌다. "에벨찡요 알았지?" 감독이 묻자 에벨찡요는 바로 대답했다. 그리고 그 대답 한 마디가 성남 선수단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신 감독의 카리스마도 눌러버린 결정적 한 마디였다.
에벨찡요는 신 감독이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알았어." 감독에게 반말을 한 것이다.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에벨찡요가 한국말이 서툰 것은 당연했다. 에벨찡요의 귀여운 실수였다. 에벨찡요의 반말에 성남 선수단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엄숙한 분위기는 단숨에 화기애애하게 바뀌었다.
에벨찡요는 상황이 이상하게 흐르자 자신이 무언가 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감지했다. 그런데 정확히 어떤 실수를 했는지는 몰랐다. 그렇지만 신 감독에게 재빨리 사과의 말을 했다. "미안해." 성남 선수단에 다시 한 번 웃음 폭탄이 터졌다. 신 감독도 환한 웃음으로 에벨찡요의 귀여운 실수에 화답했다.
<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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