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2012년 넥센 히어로즈의 '방망이'를 책임지고 있는 박흥식 타격코치가 집중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작전수행능력이다.
올해 넥센은 성적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2011 시즌 팀 창단(2008년) 후 처음 최하위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한 만큼 2012년엔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함을 김시진 감독은 잘 알고 있고, 이에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실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은 힘들더라도 순위를 끌어올려 가을야구를 넘보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2012년의 당면 과제다.
올 겨울 스토브리그서도 넥센은 전에 없이 과감한 투자를 해 이를 증명했다. 전력강화를 위해 이택근을 4년 총액 50억이라는 거금을 들여 FA 영입했고, 그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핵잠수함' 김병현까지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구단 차원에서 자존심을 설욕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질 정도.
때문에 박흥식 코치의 책임 역시 막중하다. 지난 시즌 넥센의 화력은 마운드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던 탓이다.
리그 중간급 수준의 투수력을 보유했지만, 방망이가 워낙 약해 매번 고배를 마셨던 악몽을 지워내기 위해 박 코치는 선수들의 타격 향상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넥센의 팀타율은 2할4푼5리로 다른 7개구단에 비해 크게 떨어졌고, 총득점도 512점을 내는데 그쳤다. 화력의 팀 롯데(팀타율 2할8푼8리/713득점)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박병호 등 개별 선수의 업그레이드에도 신경을 쓰고 있지만, 이외에 박 코치는 선수단 전체의 작전수행능력 향상에 포커스를 맞추고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각 선수들이 한 차례의 캠프훈련으로 괄목할 만한 기량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득점력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 방안이 바로 작전수행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박 코치는 "아무래도 우리 타자들이 작전수행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주자가 있을 때도 치는 것만 생각을 하니 득점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장타력이 부족한 것도 맞지만, 그보다 (스코어링 포지션에서는) 책임감을 가져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현 넥센 타자들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지적했다.
이에 박 코치는 "그래서 주자를 어떻게든 한 베이스 더 보내고, 주자 있을 때 타격하는 훈련 등 작전수행능력과 관련한 훈련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타격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넥센의 타선은 이름값만으로는 다른 팀에 비해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김민우, 장기영, 이택근, 박병호, 송지만, 유한준, 강정호 등 상위타선의 힘은 나쁘지 않다. 여기서 작전수행능력의 업그레이드가 추가된다면, 지난해의 답답함은 해소할 수 있다. 과연 넥센은 다양한 득점옵션을 장착할 수 있을까.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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