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선동열 KIA 감독이 처음 시도하는 용병투수의 불펜 기용은 성공할 수 있을까.
KIA는 올 시즌 새 외국인 선수로 좌완 알렉스 그라만과 우완 앤서니 루르를 영입했다. 애초 선 감독은 용병 둘 모두 좌완을 원했지만, 용병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좌·우완 각 한 명씩을 뽑았다.
선동열 감독은 두 명의 용병 가운데 좌완 알렉스에게는 불펜 보직을 맡길 예정이다. 이미 KIA 사령탑 취임 직후 구단에 불펜 역할이 가능한 왼손 용병을 뽑아줄 것을 요청했었다. 그 역할을 알렉스가 맡게 되는 것이다.
굳이 선 감독이 몸담았던 삼성과 비교할 필요는 없지만, KIA에는 '오승환'처럼 확실한 마무리가 없고, 중간계투도 삼성만큼 강력하지가 않다. 삼성의 막강 마운드와 비교해 KIA의 상대적인 큰 약점이다. 선 감독이 용병 한 명을 불펜으로 쓰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KIA로서는 2007년 이후 5년 만에 용병 불펜 투수를 쓰는 셈이다. 1998년 용병제도 도입 이후 KIA에서 불펜투수로 뛴 용병은 리치, 리오스, 존슨, 로드리게스 등 4명이다. 그 중 리오스는 입단 첫 해인 2002년 마무리를 맡아 13세이브를 올리기도 했지만, 선발로 더 큰 성공을 거둔 용병이었다.
나머지 용병 불펜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01년 루이스 리치는 8월 합류해 5경기만 던지고 돌아갔다. 2003년 영입한 마이크 존슨은 18경기서 선발로 10번, 마무리로 6번 등판해 8승 3세이브 1홀드를 기록했다. 이후 2005년 KIA서 재영입했으나 선발로 5차례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5.96을 기록한 뒤 5월 방출됐다.
2007년 활약한 펠릭스 로드리게스가 그나마 가장 뛰어난 용병 불펜이었다. 외야수 래리 서튼을 방출시키고 영입한 메이저리그 정상급 셋업맨 출신 로드리게스는 30경기서 1패 1세이브 10홀드를 올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다 9월 어깨 부상 때문에 잔여 연봉을 포기하고 출국을 택했다. 결과적으로는 KIA에 성공한 용병 불펜투수는 없었다.
삼성 시절 용병 선발투수만을 고집해왔던 선 감독으로서도 새로운 도전이다. KIA의 투수력을 고려할 때 불펜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좌완 용병이 필요해 영입한 만큼 자신의 감독 인생 첫 불펜 용병인 알렉스가 기대에 부응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2005~2010년 삼성 사령탑 당시 선 감독은 용병을 선발투수, 또는 타자로만 뽑았었다. 워낙 강력한 불펜진을 거느리다 보니 용병을 불펜에서 쓸 일이 없었다.
이래저래 KIA나 선 감독에게 알렉스의 활약상은 큰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한편, 선 감독은 알렉스에게 셋업맨을 맡길지, 마무리를 맡길지 전지훈련을 통해 구체적 보직을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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