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2012년 롯데에서는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특히 이대호의 일본 오릭스 이적 여파로 타순과 수비포지션 변동이 불가피한 가운데 몇몇 백업요원은 주전입성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 중 올 한 해 주전 서바이벌에서 반드시 살아남겠다고 굳게 다짐한 이가 있으니 바로 손용석이다.
손용석은 사직초-부산중-부산고를 졸업하고, 2006년 롯데에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우투우타 내야수. 입단 이듬해인 2007년 주로 대타로 출장해 44경기서 3할4푼3리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지만, 이후 병역의무를 위해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했다. 그리고 2010년 다시 선수단으로 돌아왔고, 지난해 49경기서 타율 2할6푼3리를 기록했다. 손용석은 주전요원은 아니었지만, 나름 대타 및 대수비로서의 백업 임무를 잘 수행해내면서 양승호 감독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손용석은 '모태(?) 롯데맨'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부친 손경구 씨는 1990년부터 2010년까지 20여년간 롯데 선수단의 버스기사로 재직했고, 그 덕에 손용석은 어린 시절부터 롯데 선수들을 따라다니면서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말 그대로 롯데와 함께 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하지만 프런트 및 선수단과의 친분만으로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주전자리를 편하게 꿰찰 수는 없는 법. 이를 잘 알고 구슬땀을 흘려오던 손용석은 2012년이 자신의 야구인생에 최고의 기회임을 깨닫고 도약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재 양승호 감독은 이대호의 이탈로 인해 4번타자로는 홍성흔을 염두에 두고 있고, 1루수에는 박종윤을 내세울 계획을 그려가고 있다. 하지만 박종윤의 경우, 첫 풀타임 출장인 탓에 부상 및 체력·컨디션 저하의 상황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만약 1루가 부실해지는 상황이 오면 양 감독은 조성환을 1루에 배치시키면서 2루에 손용석을 기용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손용석으로선 신인 기대주 신본기와의 경쟁이 관건. 또 2루수가 아니더라도 손용석은 향후 황재균의 군입대 문제와 얽혀 3루 자리도 노려볼 수 있다.
어찌됐건 손용석은 당장 올 시즌부터 주전 내야수를 노릴 수 있는 절호의 시기를 맞이했다고 봐야 한다.
수비력은 합격이다. 선발출장은 아니었다고 해도 손용석은 2006년부터 출전한 1군 경기(총 97경기)서 실책을 단 한 개도 범하지 않는 깔끔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아무리 대타전문 요원이라고 해도 수비 출전 기회도 꽤 많았고 그 과정에서 손용석은 단단한 철벽 내야수비 솜씨를 은근슬쩍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문제는 화력이다. 단단한 덩치만큼 상대를 위압할 수 있는 컨택트 능력과 장타력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 지난해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6-6으로 맞선 9회말 무사 1, 3루의 끝내기 기회에서 투수땅볼로 물러선 아픈 기억도 지워내야 한다.
당시 손용석은 곧이은 손아섭의 초구 병살타로 팀 패배(연장 10회 6-7 패)의 비난에서 한 발 비켜났지만, 1차전을 놓친 롯데가 결국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책임에서 그도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찬스에서의 집중력 보강 등 아직까지는 더 성장할 필요가 있다.
손용석은 항상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닌다. 고참 선수들과 불편한 점도 없고, 당연히 프런트와 관계도 돈독하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했던 사직구장은 사실상 집이나 마찬가지다.
과연 손용석은 2012년 당당히 날개를 펼 수 있을까. 1루를 책임져야 할 박종윤과 함께 손용석은 임진년 롯데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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