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 시즌 시작을 앞두고 '산소 탱크'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8골을 넘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확하게는 10골 기록이다.
박지성은 2005년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은 뒤 꾸준히 골을 넣었지만 10골을 넘긴 적은 한 번도 없다. 2005~2006 시즌 2골을 시작으로 2006~2007 시즌 5골, 2007~2008 시즌 1골을 넣은 뒤 2008~2009, 2009~2010 시즌에는 4골을 넣었다.
2010~2011 시즌에는 10골을 돌파할 수 있었다. 아쉽게 1월 아시안컵에서 몸 상태가 좋지 않더니 팀으로 복귀해 허벅지 뒷근육 부상에 시달리며 6골에서 멈췄다. 부상에서 복귀해 두 골을 넣으며 총 8골을 기록했지만 두자릿수 골은 여전히 꿈으로 남아있다.
올 시즌에는 10골이 가능할까. 박지성은 28일 오후(한국 시간) 리버풀과 2011~2012 FA컵 32강전에서 한 골을 넣었다. 시즌 3호골이었지만 팀의 1-2 패배를 지켜봤고 16강 진출도 좌절됐다.
이제 박지성에게 남은 것은 정규리그와 유로파리그 뿐이다. 유로파리그 32강에서는 만만치 않은 아약스(네덜란드)와 만난다.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 16강 진출을 결정한다. 리그는 22라운드까지 치렀다. 유로파리그 결승까지 오른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남은 경기는 최대 25경기(정규리그 16, 유로파리그 9경기)다.
산술적으로는 가능성이 있다. 시즌 초반 중용됐던 포지션 경쟁자 애슐리 영이 발목 부상으로 쓰러졌다. 루이스 나니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대런 플래처, 톰 클레버리, 마이클 오언 등도 쓰러졌다. 측면은 물론 중앙에서의 공수 조율이 가능한 박지성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후반기 순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경험이 풍부한 박지성의 중용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은퇴했다 복귀한 폴 스콜스를 비롯해 백전노장 라이언 긱스와 함께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경기에 자주 나설 수밖에 없다. 3경기당 한 골을 넣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출전 기회가 계속 늘어나는 만큼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전형적인 '슬로스타터'인 박지성이 크리스마스 이후 강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박지성은 리버풀전 골로 통산 27골을 기록했다. 이중 무려 19골이 크리스마스 이후 나왔다. 2006~2007 시즌, 2009~2010 시즌에는 크리스마스 이후에만 각각 5골, 4골을 쏟아냈다. 몰아치기에 능하다는 반증이다.
A대표팀에서 은퇴해 집중할 여건도 생겼고 고질적인 무릎 부상 위험도도 줄었다. 남은 것은 체력 관리다. 빡빡한 일정을 잘 견뎌내는 것이 박지성에게 주어진 과제다. 부상 선수가 많아 대체 자원도 부족하다. 스스로 견디며 경험을 기반으로 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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