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양승호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4번타자 이대호의 공백을 누구로 메우느냐가 현재 주어진 큰 난제다.
현재 양승호 감독을 비롯한 롯데 선수단 58명은 1차 전지훈련지인 사이판 마리아나 구장에서 시즌 준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후 2월8일 2차 훈련지인 일본 가고시마로 이동해 연습경기 위주의 훈련을 진행한 후 3월9일 귀국한다.
2012년은 롯데에게 큰 의미가 있는 한 해다. 1992년 우승 이후 정확히 20년만에 한국시리즈 제패에 도전하는 것이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15승 좌완에이스 장원준과 든든한 백업포수 장성우가 경찰청에 입대했고, 불펜의 핵 임경완은 SK로 이적했다. 하지만 마운드는 새 용병 유먼과 FA 영입한 작은 이승호와 정대현으로 인해 어느 정도 메워내는 분위기. 실제로 뚜껑을 열어봐야 알테지만, 결국 이승호의 선발 연착륙과 유먼의 적응력이 마운드의 관건이 됐다.
또 하나의 문제는 주포 이대호의 공백이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 후 FA를 선언했고,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로 이적했다. 롯데로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4번타자를 잃은 셈이고, 특정 선수로 이대호의 공백을 온전히 메워내기 힘든 실정이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양승호 감독은 타선 전체의 기동력과 작전수행 능력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팀 득점력을 유지할 참이다.
하지만 팀 타점과 득점의 유지는 협업체제로 이뤄낸다고 해도, 어차피 이대호의 자리를 대신할 4번타자는 필요하다. 이대호만큼의 폭발력은 힘들겠지만, 어느 정도는 타선의 중심으로서 위압감을 풍겨내는 선수가 있어줘야 하고, 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양 감독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 시점에서 유력한 4번타자 후보는 홍성흔이다. 비록 지난해 성적면에서 다소 아쉬움을 보여줬다고는 해도 홍성흔은 여전히 3할 타자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고, 본인도 부활 의욕을 다지고 있어 사령탑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홍성흔은 2012 시즌 후 다시 FA 자격을 취득하게 돼 올해 단단히 각오를 다지고 있다.
또 다른 후보는 전준우다. 2011년 맹활약하면서 롯데의 페넌트레이스 2위에 큰 몫을 해낸 전준우는 안정된 수비와 장타력으로 인해 리그 수준급 외야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다만, 양 감독은 전준우의 경우 경험이 적다는 이유로 아직은 4번타자감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천천히 판단할 계획이지만, 현재로서는 홍성흔을 4번으로 내세우는 안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사이판에서 캠프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양 감독은 "현재 4번으로는 홍성흔을 생각하고 있다. 전준우는 아직 어리고 아무래도 부담을 느끼지 않겠느냐"며 "구체적으로 선수들에게 4번 타자에 관해서는 아직 일체 말하지 않았다. 좀 더 지켜봐야겠다"고 전했다.
과연 2012년 롯데의 4번타자는 누가 맡게 될까. 20년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는 시즌에 4번타자의 역할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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