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이현은 조용하지만 강력한 히트 보컬이다.
솔로에서 에이트, 프로젝트 그룹 옴므를 오가며 다양한 히트곡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음원시장서 돌풍을 일으킨 솔로곡 '내꺼중에 최고'를 비롯해 솔로곡 '다며' 에이트의 '심장이 없어' '그 입술을 막아본다' 2AM 창민과 함께한 옴므의 '밥만 잘 먹더라' '남자니까 웃는거야'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2012년, 이현은 첫 솔로 정규 앨범의 타이틀곡 '너니까'로 새해 가요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앨범 발매와 함께 음원차트 1위. 이제는 대중들에 신뢰받는 보컬이 된 이현이다. 데뷔 6년 만에 꿈에 그리던 첫 솔로 정규 앨범을 발매, 꿈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는 이현을 만났다.

◆"음원매출액 100억…히트 보컬 비결요?"
대세인 아이돌 가수도 아니고, 폭발적인 팬덤을 갖고 있는 가수도 아니다. 이현 스스로의 표현대로라면 이현보다 춤을 잘 추는 가수도, 노래를 잘하는 가수도 넘친다. 그러나 이현의 노래는 대중들에게 파고들어 사랑을 받는다.
에이트로, 옴므로 활동했던 그의 노래들은 각종 차트를 휩쓸었고, 총매출 100억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현이 명실상부한 '히트 보컬'임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회사에서 계산을 해봤더니 총 매출액이 100억이라고 하더라구요. 순이익은 아니고 돈은 다른 사람들이 가져갔을 거에요(웃음). 그런 어마어마한 돈을 양산할 수 있는 가수, 목소리가 됐다는 생각에 뿌듯했어요."
이현의 노래가 히트하고 대중들에 사랑 받는 이유. 정답은 없다. 다만 트렌드를 쫓지는 않지만 뒤처지지 않는 가수가 되고 싶었고, 또 그렇게 노래했다.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보컬적인 노력을 할 때나 노래를 선택할 때 가창력을 보여주자는 것보다 트렌드에 뒤처지지 말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거에요. 트렌드는 생각하기 나름이죠. 사실 방시혁 형은 자신의 노래 중에서도 히트가 안 된 곡은 기억을 못해요. 아예 파일이 없어요. 그런 것에서 영향을 받은 걸수도 있지만 사랑받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
이현의 노래들이 사랑받는 또 다른 이유는 정서적 공감이다. 지난 사랑을 잊지 못하는 슬픔, 마지막 사랑에 대한 확신, 헤어질 수 없는 사람에 대한 집착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사랑을 노래하며 큰 공감대를 형성하고, 누군가에 위안을 준다. 마음을 적시는 '힐링보이스'가 되고 싶다는 바람도 있다.
이현은 "사실 '왜 나를 선택할까' 그런 고민을 한다. 누군가에게 위로나 치유가 되는 노래를 하고 있다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그렇게 되고 싶다"고 말했다.

◆"파란만장했던 20대…새로운 출발을 꿈꾸는 서른"
새해가 밝았고, 이현은 서른이 됐다. 올 상반기 군 입대를 앞두고 있지만 불안한 마음보다 기대감과 설레임이 더 크다. 서른이라는 나이와 함께 새로운 시작을 꿈꾸고 있다.
"제게 서른은 '어떻게 해야 멋있게 살 수 있을까' 하고 시작하는 느낌이 커요. 뭔가를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굉장히 설레는 나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이 푸시하는 느낌이 강했다면 이제 자연스러움이 있는 것 같아요."
서른을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치열한 20대를 보냈기 때문. 이현은 천천히 지난 20대를 되돌아봤다.
"파란만장했죠. 처음에는 하던 공부를 때려치우고 음악을 시작했으니 재미있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어요. 유재석 형님의 노래처럼 '내일 뭐하지'가 와닿았던 그런 하루였어요. 직업상으로는 백수였는데 항상 바쁘고 뭘 해야할지 찾았죠. 정말 피 토하듯 준비한 첫 앨범은 시혁이 형이 미안하다고 할 정도로 처참하게 안 됐고,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앨범이 '심장이 없어'였는데 잘 됐어요. 에이트로서도 저로서도 고민이 많았는데 옴므와 에이트를 하면서 힘을 많이 얻었죠."
질풍노도의 시기를 견디면서 이현은 단단해졌다. 그리고 자신의 첫 정규 솔로 앨범이라는 꿈을 이뤘다. 달라진 환경 덕에 정규 앨범 발매가 힘들어진 요즘 가요계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생애 첫 정규 앨범을 손에 쥘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
"서른이 되기 전에 솔로 앨범을 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넌 평생 솔로 못해'라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다행스럽게도... 남들이 볼 때는 수많은 정규 앨범 중 하나겠지만 전 큰 꿈 중의 하나를 이뤘어요. 그만큼 이번 앨범은 정성을 다해 만든 앨범입니다."
◆"에이트, 옴므…얻은 것 많지만 분산되기도 했다"
이번 앨범 '더 힐링 에코(The Healing Echo)'는 이현이 6년간 차근차근 쌓아온 감성과 내공을 고스란히 담아낸 앨범. 절절하게 끓어오르는 감성부터 그루브가 살아있는 리드미컬한 호흡까지 폭넓은 보컬 역량을 자랑한다. 이현은 "발라드 안에서 스펙트럼이 넓다"고 소개했다.
타이틀곡 '너니까'는 사랑의 설렘을 담은 노랫말과 감미로운 멜로디가 특징인 이현표 로맨틱 발라드. 이현의 영원한 스승인 방시혁 프로듀서와 또다시 의기투합한 곡이다.
"'너니까' 녹음을 꼬박 4-5일 동안 했어요. 매일 녹음한 곡을 시혁이 형에게 들려주면 '이상한데, 이건 아니야'라고 이야기했죠. 어느날 목 상태도 좋지 않았는데 거의 한 번에 노래가 끝났어요. 시혁이 형도 '이 필이야'라고 얘기했었고, 저 역시도 가수로서 신기한 경험을 했죠. 의아하기도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만족할 만한 곡이 됐죠."
이현에게 이번 솔로 앨범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군입대 전 마지막 앨범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지만 이현이라는 이름을 대중에 확실히 새기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이현은 "에이트, 옴므 등 여러가지 이름이 있어서 얻은 것도 많지만 분산되는 면도 있다. 이번 솔로 앨범이 다시 한 번 히트가 된다면 제 이름 하나에 기댈 수 있는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에게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심경, 그리고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미래의 그림을 물었다.
"군 입대도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그렇다고 마냥 불안해한다고 나아질 것은 없기 때문에 제가 갖고 있는 것을 잘 펼쳐내는 게 고민이에요. 잘 되면 두려움도 줄어들고, 저를 기다려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어요. 제가 꿈꾸는 것은 트렌드에 맞춰 그 시대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가수였으면 좋겠어요. 계획한 것을 하나 둘 하다보면 내공이 세련된 형태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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