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2011년 한 해가 이제 단 하루 남았다. 양승호 롯데 감독으로서는 의미가 큰 1년이 아닐 수 없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뒤를 이어 롯데 사령탑으로 '깜짝 선임'된 후 천국과 지옥을 수 차례 오갔고, '양승호구'라는 비난에서 '양승호감'까지 그의 별명도 극과극을 달렸다.
롯데는 2011 시즌 밑바닥에서 정규시즌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개막 후 부진과 롤러코스터 행보 속에 한여름 급상승세를 탔고, 시즌 후반에는 이만수 대행 체제의 SK와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인 끝에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하지만 끝내 SK에게 덜미를 잡혀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내주며 분루를 삼켜야 했다.
한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양승호 감독에게 2011년 소회 및 2012년 전망을 물었다.
◆다음은 양승호 감독과의 일문일답
-감독 부임 후 첫 한 해가 지났다. 1년을 되돌아본 심경은?
"잘 알고 있지 않느냐.(웃음) 냉탕과 온탕을 왔다갔다했다."
-롯데 감독으로서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60점 정도밖에 못줄 것 같다. 초반에 시행착오를 많이 했다. 작전수행 능력이나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돼 초반에 올릴 수 있는 승수를 올리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후반에 그렇게 치고 올라가도 2등을 했다. 사실 페넌트레이스 2등을 한 것은 큰 성과지만 감독으로서는 60점? 기껏해야 70점 정도밖에 못주겠다."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가 가장 큰 아쉬움이 아닌가?
"그렇다. 그 중 가장 아쉬운 경기는 1차전이다. 그 때 승기를 못잡은 게 마음이 아프다. 결국 5차전에서도 투수 교체를 잘못했다. 아쉬움이 있지만 이제는 잊고 내년에 잘하고 싶다."
-내년에는 전력 면에서 약해진 것이 분명한 것 같다. 작은 이승호와 정대현을 영입했다고 해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다들 우리를 보고 (전력)보강이 됐다고 하는데, 사실 15승 투수(장원준/경찰청 입대)의 공백이 너무 크다. 연승을 이어가고, 연패를 끊어주는 역할을 하는 선수가 없어졌다. 캠프에서 어떻게든지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가장 큰 걱정이다. 이번 캠프에서는 이를 잘 해결하는게 숙제다. 중간투수들이 강해졌다고 하지만 선발들이 막아줘야 중간 투수들이 살 수 있는 것 아닌가."
-4번타자 이대호도 이탈했다.
"장타력은 떨어지겠지만, 기동력을 업그레이드할 수밖에 없다. 공격력에서도 약세는 분명하지만, 기동력을 극대화시켜 메워내야 한다."
-백업포수 장성우의 경찰청 입대 해결책은?
"이 부분도 큰 걱정거리다. 자체 내에서 키워야 하겠지만, 잘 안될 수도 있다. 루키들이 있고, 이 선수들을 좀더 검토하고 기용도 해봐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트레이드 시장은 항상 열려있으니 1월초까지 (전력 보강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다."
-용병 문제는 잘 진행되고 있는지?
"나야 좋은 투수들이 오면 좋지만, 그 부분은 구단에서 진행하고 있다. 여러 명 보고는 있는데, 결국 구단 선택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전력상 우승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2011년 성적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한국시리즈 제패를 목표로 삼아야 할텐데.
"사실 중간(불펜)만 강해졌지 나머지는 다 약해졌다. 주위에서는 괜찮다고 하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선발이 안정되지 않으면 팀을 잘 이끌어가기 어렵다. 당연히 우승을 해야 하는데 걱정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빈 자리를 어떻게 메워내느냐에 승패가 나지 않겠느냐."
-2012 시즌 키플레이어를 꼽는다면?
"(작은)이승호 선수다. 이승호 선수는 선발로 기용해볼 참이다. 중간계투로 시즌을 시작해서 선발로 바꾸면 힘들다. 하지만 선발을 했다가 중간으로 옮기면 큰 영향이 없다. 때문에 우선 이승호 선수를 선발 카드로 활용해볼 계획이다. 선발투수를 3년간 해보지 않았다는데 그 부분을 잘 해결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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