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임진년을 맞으면서 롯데 양승호 감독은 걱정이 크다. 팀 대들보들이 줄줄이 빠져나갔으니 당연한 걱정이다. 그나마 SK로 FA 이적한 불펜요원 임경완의 공백은 작은 이승호와 정대현을 영입하면서 오히려 넘칠 만큼 메워냈지만, 여전히 4번타자 이대호(오릭스 이적)와 15승 좌완에이스 장원준(경찰청 입대)의 공백은 명쾌한 답이 없다.
문제는 이들 외에 또 한 명의 아쉬운 빈 자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바로 백업포수 장성우의 이탈이다. 장성우 역시 장원준과 함께 경찰청에 입대했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 릴레이로 주목을 덜 받았지만 올 겨울 롯데는 장성우의 입대도 현실적으로는 간과할 수 없는 큰 손실이다.
경남고 출신 장성우는 2008년 롯데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후 2009 시즌부터 든든한 백업포수로서 활약해왔다. 주전 강민호의 그늘에 가려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그의 존재는 사령탑에게나 강민호에게나 큰 힘이었다. 게다가 매년 조금씩 성장하면서 장성우는 '포수난'에 시달린 팀들의 군침을 흘리게 만들었고, 수시로 트레이드 카드로 거론되는 등 그 인기를 과시했다.
하지만 장성우 역시 국가의 부름을 피해가지는 못하면서 입대했고, 이제 롯데는 2012 시즌 강민호의 뒤를 받쳐줄 백업포수의 발굴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할 형편이다.
물망에 오르는 선수로는 지난 9월 상무제대한 이동훈과 2010년 5라운드로 지명받은 중앙대 출신 변용선 등이 있다. 일단 현 상황에서는 군입대 전 잠시 1군 백업 경험이 있던 이동훈이 유력하지만, 그가 스프링캠프에서 기량을 인정받지 못할 경우, 양승호 감독은 신예의 전격적인 백업포수 기용이라는 과감한 수를 선택할 수도 있다.
양승호 감독이 2011 시즌 '좌익수 홍성흔' 카드를 뽑아들게 된 결정적인 시발점이 바로 강민호다. 강민호가 포수로서 풀타임 소화가 어려울 때를 대비해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지명타자 자리를 비워놓아야 했던 것이다.
이후 이대호의 부상 가능성까지 언급되면서 전체적인 공격력 유지 차원으로 해석됐지만, 양 감독은 2010년 말 부임 초창기에는 '포수 강민호'의 방망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좌익수 홍성흔'을 추진했다. 그만큼 양 감독은 강민호에 대한 신뢰가 굳건하고, 포수라는 포지션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롯데는 장성우의 빈 자리를 메우는 일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최기문 코치는 "신예 선수들을 키워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1군 포수가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탓에 걱정이 크다. 롯데 관계자 역시 이 점에 동의하면서 근심을 드러냈다.
롯데는 투타의 대들보 공백을 메우는 것과 함께 새로운 백업포수의 발굴까지 해내야 한다. 군데군데 빈 자리가 너무 크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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