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이 저물고 있다. 올 한 해 스포츠계에서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의 굵직한 이벤트는 없었다. 하지만 늘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현장에서는 다양한 뉴스들이 쏟아졌고, 스포츠팬들을 웃기거나 울리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조이뉴스24가 2011 스포츠계를 10대 뉴스로 돌아봤다.
◆평창 2018년 동계 올림픽 유치
'2전3기'의 감격은 대단했다.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평창!"을 외친 순간 대한민국은 하나가 됐다. 지난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은 압도적인 표차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1차투표에서만 95표 가운데 65표를 쓸어담아 뮌헨(독일), 안시(프랑스)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아에선 일본에 이어 2번째 동계올림픽 개최국이란 영광을 누리게 됐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
세계의 건각들이 대구에 집결했다. 지난 8월27일부터 9월4일까지 달구벌에서 열린 제13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는 무려 202개국에서 1천945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대회 최고 스타는 단연 '인간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볼트는 100m 결승에서 부정출발로 실격돼 큰 화제가 됐지만 200m와 400m 릴레이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따내 제 몫을 해냈다. 특히 400m 릴레이에선 37초04로 세계 신기록을 세워 박수갈채를 독차지하기도 했다.
◆한국女, LPGA 통산 100승 달성
'한국 낭자군단'의 위력은 올해에도 필드를 후끈 달궜다. 지난 1988년 구옥희(전 한국여자골프협회(KLPGA) 부회장)가 LPGA 스탠더드 레지스터에서 첫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드디어 한국선수의 LPGA 통산 100승 금자탑이 세워졌다. 영광의 주인공은 최나연(SK텔레콤)이었다. 최나연은 개인 통산 5승째를 챙기면서 한국인 선수 통산 100승을 달성해 물오른 기량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한국 선수들의 LPGA행에 불을 붙인 박세리(KDB산은금융그룹)는 혼자서만 25승을 기록, '맏언니'다운 업적을 남겼다.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태
있어서는 안 되는 사건이 프로축구 K리그에서 벌어졌다. 순수해야 할 프로 선수들이 돈을 받고 경기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 검찰의 수사 결과 승부조작과 관련해 기소된 선수는 59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는 국가대표 출신 김동현과 최성국까지 포함돼 큰 충격을 안겨줬다. 결국 프로축구연맹은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 62명의 선수자격을 영구 박탈하는 강력한 징계를 내렸다. 프로 스포츠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진 가운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축구계는 몸살을 앓았다.
◆김승현, 우여곡절 끝 코트 복귀
'천재 가드' 김승현이 우여곡절 끝에 코트에 복귀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온갖 논란으로 점철됐고, 지금도 잡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김승현은 지난달 원 소속팀 오리온스와 합의 하에 현역 복귀를 선언했다. 오리온스는 김승현과 일단 계약한 뒤 LG로 트레이드를 결정했다. 그러나 트레이드 직전 방향을 바꿔 LG가 아닌 삼성과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LG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정작 코트로 돌아온 김승현은 아직 전성기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워낙 타고난 재능이 뛰어나 머지 않아 제 모습을 찾을 것이란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조광래 축구 대표팀 감독 전격 경질
축구 대표팀 조광래 감독이 1년 5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놓았다. 조 감독은 취임 후 세밀한 패스와 조직력 위주의 '스페인식 축구'를 선언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미쳤다. 특히 지난 8월 일본과의 원정 친선전 0-3패, 11월 레바논과의 월드컵 예선전 1-2패는 해임에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조 감독 경질에는 축구협회의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비난 여론도 거셌다. 협회를 둘러싼 권력 다툼의 희생양이라는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후임 감독 선정에도 홍역을 앓아야 했다.
◆프로야구 600만 관중 시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가 600만 관중 시대를 활짝 열었다. 올 시즌 누적 관중은 모두 680만 9천965명. 한동안 침체 상태였던 프로야구는 2007년 410만명을 기점으로 매년 늘어 어느덧 700만 관중을 바라보고 있다. '600만 관중 시대'는 꾸준한 경기력 향상, 치열한 순위 경쟁, 해외파들의 복귀와 구단들의 마케팅 노력이 합쳐진 결과다. 박찬호와 이승엽, 김태균이 합류하는 내년에는 야구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박태환 세계선수권 금메달
지난 7월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박태환에게 희망을 선물한 무대였다.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 200m에선 간발의 차이로 4위를 차지하며 내년 런던 올림픽 전망에 청신호를 켰다. 박태환은 단거리에 치중하기 위해 원래 주종목인 1천500m를 포기했다. 스프린터로의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새로운 주종목인 400m는 물론 200m에서도 올림픽 메달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년 전 로마 대회 전 종목 예선탈락의 아픔을 씻으며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명예를 찾은 점도 큰 소득이었다.
◆장효조-최동원 눈 감다
한국 야구를 빛냈던 두 개의 '큰 별'이 나란히 눈을 감았다. '타격 천재' 장효조와 '가을의 전설' 최동원은 각각 위암과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1982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의 주역인 이들은 프로 무대에서도 최고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장효조는 4차례나 타격 1위에 올랐고, 최동원은 84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한창 지도자로 활약할 나이에 뜻밖의 병마에 세상을 뜨면서 야구팬들을 비통하게 만들었다.
◆박영석, 등반 도중 실종
'집념의 사나이' 박영석이 영원한 '산 사나이'로 승화됐다. 지난 10월18일 안나푸르나 남벽을 등반하던 박영석 대장이 실종됐다. 그를 찾기 위해 산악인들이 네팔 현지로 급파됐지만 그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국 생존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 하에 박영석 대장과 강기석, 신동민 대원의 장례가 치러졌다. 박 대장은 히말라야 8천m급 14개 봉우리를 세계 최단기간에 완등한 주인공이다. 여기에 남극점과 북극점까지 모두 답사한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그러나 세계 3대 난벽으로 꼽히는 안나푸르나 등반 도중 산화하면서 영원한 '산악인의 전설'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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