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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스, 희망적이다" 다시 시작된 김성근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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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숙기자] "궁금해서 도저히 못 참겠더라고. 그래서 얼른 내려왔지. 허허."

김성근 감독의 야구 열정은 여전히 뜨거웠다. 김 감독은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의 초대 감독 취임 후 당초 예정된 팀 합류 시점보다 한 달 가량 일찍 훈련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선수들 기량도 확인해야 하고, 무엇보다 궁금해서 못 참겠더라고. 빨리 보고 싶어서 밤에 달려왔지."

김 감독은 12일 팀 창단식 이틀 후인 14일, 오전 7시 30분에 전주야구장을 찾았다. 2시간이 지나서야 선수들이 도착했다. 그동안 김 감독은 곳곳을 둘러보며 야구장 점검에 나섰다. "구장 상태가 썩 좋지 않다. 선수들이 부상을 당할 수도 있겠더라.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걱정했다.

"훈련은 해 뜰 때부터 해 질 때까지"라고 공언했던 김 감독. 선수단은 김 감독 합류 첫 날부터 야간 훈련까지 이어진 빼곡한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다. 두 차례의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9시 20분까지 훈련이 계속됐다.

그러나 김 감독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이 정도는 기존 훈련량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유가 있었다. 선수들의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아마추어 선수들이기 때문에 시작부터 무리하게 움직이면 부상 위험이 클 수 있다. 김 감독은 오는 1월 15일 일본 고치 전지훈련에 맞춰 선수들의 몸상태를 서서히 끌어올릴 작정이다. "이렇게 강도 낮은 훈련은 처음이다. 고치에서는 본격적인 고강도 훈련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타격폼과 투구폼 등을 수정해준 뒤 감독실 창문을 통해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다. 눈에 띄는 선수가 있으면 곧바로 프로필을 확인했다. "괜찮네", "쓸 만한 선수가 몇 명 있어" 선수들을 바라보는 김 감독의 표정이 밝아졌다.

"아주 나쁘진 않다. 오히려 생각보다 (실력이) 좋은 편이다. 이전 프로 구단을 맡고 첫 훈련을 나갔을 때는 '왜 왔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은 아니다. 희망적이다. 가르치면 재미있겠다 싶다."

선수들의 적극적인 태도도 김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김 감독에게 일대일 지도를 받은 조용호(22, 단국대)는 "타격과 하체 훈련을 지시하셨다. 감독님 말씀대로 해보니 점점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각오는 단단히 하고 있다. 감독님이 이끄시는 대로 잘 따라가기만 하면 될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미 원더스 선수단 전체에 김 감독의 '긍정 바이러스'가 퍼졌다. 김 감독은 매일 코칭스태프 회의 후 선수단 미팅을 갖는다. 조용호는 "미팅이 인상깊었다. '자신의 한계를 설정하지 말고 끝까지 뛰어라', '정신만 제대로 차리면 한계란 없다' 등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이 선수들에게는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 현재 상황과 앞으로 가야할 방향을 알고 있어야 보다 효과적인 훈련을 할 수 있다." 김 감독이 선수단을 소집해 미팅을 갖는 이유다.

야구장으로 돌아온 김 감독은 행복해 보였다. 얼굴에 여유가 가득했고, 방망이를 잡은 두 손에는 힘이 넘쳤다. 선수단은 그런 김 감독을 믿고 따른다. 김성근 감독의 원더스, 시작이 좋다.

조이뉴스24 전주=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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