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기자] 일본 톱스타 오다기리 죠가 영화 '마이웨이'(감독 강제규)에 관한 한일간의 미묘한 시각 차와 반응에 대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15일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진 오다기리 죠는 영화 '마이웨이' 속 자신의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솔직하고 개성 넘치는 배우 오다기리 죠는 이번 영화에서 삶과 마음에 많은 변화를 겪는 인물을 연기했다.
영화 '마이웨이'에서 오다기리 죠는 일본 대표 마라톤 선수 '타츠오' 역을 맡아 일본군 장교에서 소련군, 다시 독일군으로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경험했다. 1938년 경성을 배경으로 조선의 마라톤 선수 '준식'(장동건 분)과 평생에 걸친 라이벌이자 애증과 우정의 친구로 성장한다. 오다기리 죠는 "한국에 대해서는 늘 애정을 가지고 있어서 이번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며 한국과 한국영화,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반면 한중일 삼국의 미묘한 관점이 엇갈릴 수 있는 이번 영화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반응이 기대된다"는 덤덤한 생각을 밝혔다. 함께 작업한 장동건에 대해 "너무 훌륭하고 완벽한 사람"이라며 존경심을 보이기도 했다.
오다기리 죠는 연극을 시작으로 TV를 거쳐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왔다. '메종 드 히미코', '유레루', '피와 뼈', '비몽', '공기인형' 등의 작품을 통해 국내 감독, 배우와 작업을 한 바 있다.
영화 '마이웨이'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과 장동건이 다시 만난 글로벌 프로젝트로 제작비 30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톱스타들이 출연한 '마이웨이'는 오는 22일 개봉 예정이다.

이하 일문일답
-'마이웨이' 연기에 대한 만족도는?
"굉장히 낮은 편이다. 영화 완성분은 엊그제 처음 본거라 후회할 점밖에 없다고 느꼈다. '광춘' 역의 김희원씨, 장동건씨, 김인권씨 연기는 굉장히 뛰어났는데, 내 연기는 불만스러웠다. 특히 노르망디 장면으로 바뀌면서 상큼하게 변했는데, 어울리지 않는 상쾌한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전반부는 썩 모습이 좋지 않은 일본 병사로 나오는데, 그부분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원래 스스로가 보통사람에 어울리지 않는지라, 후반에 갈수록 로맨틱해지는 부분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작품에 대한 만족도는?
"솔직하게 말하면 블록버스터를 안 좋아해서 전쟁영화를 본 적이 없다. 그래서 평가를 할 수가 없다. 처음 배우들과 시나리오를 검토했는데, 영화 분량에 맞추려면 반을 잘라야 했다. 그래서 연기하는 분량이 적어져서 아쉽다. 전쟁장면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영화라 연기 부분은 아쉽다. 냉정하게 말하면 그런 부분이 있지만, 전투 영화고 전쟁을 하다보면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고 작품 전체적으로는 만족한다."
-취향과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일단 한국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일본에서 제의가 왔다면 안했을거다. 한국에 대해서는 항상 호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고, 영화를 하게 되면 오래 체류하게 되는데 그런 경험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의 나이에 찍지 않으면 마지막 기회가 될 것 같았다."
-극중 악역에서 변화하는 인물인데, 한국인이 봤을 때 미워할 수 있다. 출연 당시 고민은 없었나?
"일본에도 어떤 역을 선택할 때도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다. 팬들이 봤을 때 나쁜 인물이다 이런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 역을 선택할 때는 제 자신의 의지를 많이 생각하고 이번에도 그런 점은 고려하지 않았다."
-취향이 아님에도 이번 영화를 작업한 뒤 생각의 변화는 없었나?
"체력적으로는 모든 배우들이 힘들었기 때문에 저만 특별히 힘들 것은 없었다. 마라톤 연습을 한 것이 체력을 보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특별히 부상을 당했거나 한 것은 없었다. 시베리아 신을 찍은 촬영지가 국유지였는데, 감독님이 나무를 하나 잘라야겠다고 했다. 일본이었으면 안 잘랐을텐데, 한국에서 자른 것이 인상적이었다. 아마 허락을 받고 잘랐을거다. 국가가 영화를 찍는다고 하니 허가를 해줬구나 하는 생각과 한국에서는 영화에 대해 관대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기존 작품에서와는 달리 내지르는 감정연기를 보여주었는데?
"장동건은 참는 신인데, 그 반면 타츠오는 발산하는 연기였다. 그 반면 타츠오는 발산하는 연기가 균형이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정적인 연기가 편하다."
-장동건과 서로 호칭은 어떻게 부르나? 장동건의 일본어 대사 실력은?
"동건씨, 오다기리상이라고 서로 부른다. 일본어를 연기하는 부분은 한국배우들이 참 대단하다. 반대로 한국말로 다 연기하라고 하면 못했을 것 같은데, 일본어 연기 자체가 어색하지 않았다. 그 당시 설정은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서 배운것이 아닌 강요에 의해 배운거라 어색해도 이상하지 않았을거다. 하지만 배우들이 모두 완벽하게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장동건 정도의 레벨이면 일본 사람이 들어도 충분히 전달이 되는데도 몇번씩 연습을 했다. 한국배우들은 참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 오래 체류하면서 한국음식은 잘 맞았는지?
"한국음식 너무 좋아하고 브라질에서도 3개월, 중국에서 6개월 있을 때는 빨리 돌아가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잘 지냈다."
-장동건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서로 통하는 점은 있었나?
"사실 어제도 같이 술을 마셨는데, 어떤 얘기를 했는지 기억이 안난다. 장동건이 일본에서 TV와 광고에 출연한다고 하는데, 그 작품이 이미지에 괜찮을지 물어봤던 것 같다. 장동건을 보고 있으면 진짜로 훌륭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동건씨를 보고 있으면 너무 완벽하고 아름다운 사람같다. 반면 나는 더럽고 나쁜 사람같아서 그림의 떡 같은 생각이 든다."
-장동건과 대화는 어떤 언어로 하나?
"둘만 있을때는 영어를 많이 쓰고, 일본어도 쓴다. 대체로는 통역을 많이 쓴다."
-아시아 각국의 입장과 전쟁을 바라보는 입장 차가 있다. 일본에서 개봉했을 때의 반응을 예상한다면?
"한국에서도 전쟁영화를 찍을때 한국을 나쁘게 표현하지 않지 않나. 일본에서도 일본군을 나쁘게 표현하지 않는다. 일본사람들도 일본군이 어떤 일을 했는지는 알고 있지만 영화를 통해서는 그려지지 않은 것 같다. 이번에는 나쁜 일본인으로 나오니까, 어떻게 바라볼지 흥미롭다. 재미있을 것 같다. 특별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일본 사람들도 그런 일본 병사가 있었던 것을 알고 있으니 논란이 일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왜 그런 역을 오다기리 죠가 했는지 그런 질문은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변신과 변화에 대한 자신만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장동건과 톰 크루즈는 향상심이 있는 분들이지만, 저는 그런 의욕이 없는 인간이라 변신하고 싶은 의욕은 없다. 이대로도 좋다고 생각한다."
-황군에 대한 일본인에 대한 생각은 영웅으로 바라본다고 한다. 일본인이 봤을 때 한국에서 황군을 비하했다고 생각할 수 있고, 한국에서도 일본을 찬양하는 영화라는 일부의 지적이 있다. 이런 민감한 사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일간의 미묘한 사건을 영화화했지만 반응이라는 것은 좋기도 하고 나쁠 수도 있다. 만드는 사람은 열심히 만드는 거고, 그에 대한 반응은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감독님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제 생각은 그렇다. 모든 사람이 영화가 좋다라고 일괄적인 반응은 좋지 않은 것 같다."
-처음 배우가 됐을때의 포부와 훗날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유레루'라는 작품은 큰 작품은 아니지만, 인간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다. 일본에서도 단관에서 시작해 반응이 좋아 스크린을 늘려간 케이스다. 영화를 찍을 때 돈이 없어서 스태프들이 모두 아이디어를 내가며 촬영을 했다. 내가 가진 연기에 대한 모든 것을 걸고 한 작품이다. 그런 스태프들과 그런 영화를 만드는 상황들이 내가 영화를 시작할 때 꿈 꿔온 일이었다. '유레루'를 찍은 것 만으로도 처음 가졌던 꿈은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영화에 대한 이상을 가지고 있고, 그때도 좋은 영화를 했으면 좋겠다. 사실은 4,50대때까지도 배우를 할지는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내가 좋아하는 연기,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영화가 좋다."
-한일 영화 교류의 포문을 연 배우라 할 수 있다. 양국의 영화 관계가 어떤 식으로 발전했으면 하는지?
"한국과 중국은 외부에 대해 항상 눈을 돌리는 것 같다. 일본 영화계는 돈도 없고 관객도 많이 줄어서 큰 힘을 갖고 있지 못한 것 같다. 한국제작자와 프로듀서에게 많은 제의를 했는데, 일본영화계는 그런 제의를 기쁘게 받아들이지만, 선도하는 힘은 없는 것 같다. 이런 방식으로 질 높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면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선구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패션 철학을 알려달라.
"중학생때부터 머리와 복장에 신경을 썼는데, 그것이 나를 표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릴때부터 인식해온 나를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스무살 정도에 흑인들의 펑크 스타일을 하고 사무실에 갔는데, 그 머리로는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당장 머리 바꿔라라고 해서 그 사무실을 그만 둔 적이 있다. 그것은 개인의 개성을 말살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신비주의 배우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어떤 아빠인지?
"그동안 아이를 낳았는데, 접촉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얼굴 알아보고 조금 웃어주는 것이 근래의 일이다. 애기와 시간을 너무 못 보냈다. 아내는 육아 때문에 힘든데도 잘 챙겨주지 못한다. 아내와 생활 패턴이 너무 달라서 육아에 도움을 주려고 노력은 한다. 하지만 일하러 나왔을 때 전화를 하거나 하지는 못한다. 좋은 남편, 좋은 아빠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좀 힘들다."
-강제규 감독, 장동건 외에 작업해 보고 싶은 한국 감독님은?
"김기덕 감독님과 작업하고 싶다. 애초 감독님의 작품을 좋아하고, 함께 작업하며 얘기가 잘 통했다."
-블록버스터에 출연하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이번 영화 이후로도 블록버스터에 출연할 의향이 있나?
"블록버스터는 관심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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