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정대현을 포함한 마운드 구상까지 마쳤는데…"
불펜의 핵이었던 정대현을 놓친 SK가 고민에 빠졌다.
SK는 FA 정대현의 롯데 이적을 씁쓸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입단을 추진하다 메디컬 테스트 문제로 지난 7일 귀국한 정대현을 붙잡기 위해 SK도 물론 노력을 기울였지만 계약에 실패했다. 결국 정대현은 13일 롯데와 4년간 총액 36억원(계약금 10억원, 연봉 5억원, 옵션 6억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정대현의 이적 소식을 전해들은 이만수 감독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감독은 "임경완을 앞으로 돌리고 정대현을 마무리로 기용하는 방안을 구상했는데 아쉽게 무산됐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이 감독의 걱정대로, 정대현을 놓치면서 생긴 공백은 다음 시즌 SK 마운드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SK는 이번 FA시장서 투수 정대현과 이승호(20번)를 내주고 임경완을 롯데에서 영입했다. 이승호의 보상선수로는 허준혁을 지명했다. 아직 정대현의 보상선수를 롯데에서 한 명 데려올 수 있지만 지금까지 주고받은 네 선수의 올 시즌 성적을 비교해보면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국을 대표하는 언더핸드 투수 정대현은 올 시즌 53경기서 3승3패 1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했다. 데뷔 11년차로, 최근 3년 동안 1점대 방어율을 유지할 정도로 구위가 위력적이다. 이승호의 성적은 51경기 6승3패 2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50. 선발과 중간이 모두 가능한 전천후 투수다.
임경완은 72경기에 나와 4승3패 18홀드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했다. 1998년 롯데 입단 후 2점대 방어율은 지난 2009년(2.45)이 유일했다. 이승호의 보상선수로 지명한 허준혁은 2009년 휘문고 졸업 후 롯데 입단해 2010시즌 1군에 데뷔했다. 올 시즌까지 두 시즌 동안 64경기에 출전해 1승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4.81을 올렸다.
선발진들이 대거 수술을 받거나 부상 후 재활 중인 상황이라 SK의 고민이 더욱 커졌다. 에이스 김광현은 현재 재활 중이다. 2월이 돼야 ITP(Interval Throwing Program,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시즌 정상 합류 여부도 미지수다. 송은범은 15일 일본서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는다. 엄정욱과 전병두도 지난달 각각 팔꿈치와 어깨 수술 후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
코칭스태프는 윤희상과 엄정욱, 김태훈, 이승호(37번) 등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김광현과 송은범의 빈자리를 확실히 메워줄지는 알 수 없다. 허리를 맡아줄 투수들이 선발로 기용되면서 중간과 마무리가 허전해질 수밖에 없는데 작은 이승호와 정대현까지 빠져나갔다.
정대현을 붙잡는데 실패하면서 SK 마운드를 감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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