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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15억 김태균'…반갑고도 찜찜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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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기자]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의 금액이다. 연봉이 무려 15억원이다. 옵션 없는 순수 연봉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

한화는 12일 오전 일본서 복귀한 김태균과 연봉 15억원에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오후 4시 공식 입단회견이 예정된 가운데 아침부터 미리 계약 사실을 공개하며 김태균의 한화 재입성을 자축한 셈이다.

연봉 15억원은 그야말로 파격대우다. 야구계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옵션 없이 보장금액만 15억원은 전례가 없다. 2004 시즌 후 현대에서 삼성으로 FA 이적한 심정수가 7억5천만원을 받았고, 지난 5일 삼성에 복귀한 '국민타자' 이승엽이 이를 뛰어넘어 총액 11억원(연봉 8억/옵션 3억)에 계약했다.

그런데 김태균의 경우, 이와 비교도 되지 않을 껑충 뛴 금액이다. 순수 연봉만 따져보면 김태균은 이승엽보다 두배 가까이 많은 돈을 받게 된 것이다. 1년 보장 15억원은 프로축구와 농구, 배구를 모두 감안해도 사상 최대 금액이다. 당초 10억원+알파 정도가 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금액은 이를 훨씬 뛰어넘은 셈이다.

고액연봉자의 증가와 최고연봉의 경신은 야구계 전체의 파이를 크게 만들고,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대한민국 최고 인기스포츠로 자리잡은 야구계 종사자들의 자존심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다. 한화의 화끈함에 박수를 보낼 만한 일이다.

하지만 김태균의 15억원은 또 다른 측면에서는 찜찜하기도 하다.

김태균은 2001년부터 9시즌 동안 1천31경기 출장, 3할1푼의 타율에 1천91안타 188홈런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2008년에는 31홈런을 기록하며 홈런왕 타이틀과 함께 최다득표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승엽이 없던 한국무대에서 김태균은 최고의 타자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일본에 진출했던 김태균은 매끄럽지 못하게 일본 생활을 마감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2009 시즌 후 FA 자격을 취득한 김태균은 지바 롯데 마린스와 3년 계약으로 일본 무대에 도전했고, 2010 시즌 이적 첫 해 141경기 출장, 타율 2할6푼8리(527타수 141안타) 21홈런 92타점을 기록하며 나름 자존심을 세우는 성적을 냈다.

문제는 올 해 복귀 과정. 김태균은 일본 대지진 여파로 시즌 초반 낮경기가 이어진 데 따른 컨디션 저하를 호소하며 부진했고, 부상까지 겹쳐 힘들게 시즌을 치렀다. 그러던 중 부상 회복을 위해 시즌 도중 한국에 들어온 뒤 지바 롯데와의 계약을 스스로 파기하고 일본으로 복귀하지 않았다. 리그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팀 용병 4번타자가 계약을 파기하고 고국으로 돌아가버린 탓에, 그는 지바 롯데 팬들에게 곱지않은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금의환향'이라 보기 힘든 상황에서 한화가 김태균에게 안겨준 연봉 15억원은 자칫 왜곡된 선례를 남길 수도 있어 씁쓸한 맛도 있다. '기회가 되면 무조건 일본(또는 해외)으로 떠나라'는 국내 선수들 사이의 속설이 바람직한(?) 결과를 낸 장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인 것이다. 한국리그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느낌마저 없지 않다.

한화 측은 "김승연 회장께서 잡는다고 공언하셨고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는 것"이라며 "프로스포츠는 스타선수가 이끄는 것이고 후배들도 그 모습을 보고 배우지 않겠느냐"고 김태균과 거액 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구단주인 김승연 회장의 화끈한 배팅이고, 우리 선수를 끌어안겠다는 '의리'의 결과라고 하지만, 그 금액은 놀라움을 넘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한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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