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알 사드전)에서 부상 후유증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K리그 챔피언으로 털어버렸다.
'라이언킹' 이동국(32)이 전북 현대의 통산 두 번째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이동국은 4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십'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 나서 전북의 2-1 승리에 힘을 보태며 우승 확정 순간 환호했다.
지난달 30일 1차전에서 이동국은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전북의 2-1 승리에 공헌했다. 골과 함께 예리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수들을 괴롭혔다.
이날 2차전에서도 이동국은 전북 '닥공(닥치고 공격)'의 정점이었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에닝요, 루이스 등 동료에 기회를 내주는 등 양보의 미덕도 발휘했다. 다만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전반 문전에서의 순간적인 돌파 장기를 살리며 유도해핸 페널티킥에 직접 키커로 나섰으나 울산 골키퍼 김영광의 선방에 걸려 선취골 기회를 날린 것.
그렇지만 이동국은 더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으로 제 몫을 해냈다. 특히 홈에서 더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던 최강희 감독의 전략을 제대로 보여줬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2차전에 올 시즌의 모든 것이 담겼다며 철저한 정신무장을 하고 나서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알 사드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종아리 근육 부상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나서 기량 발휘를 못하며 울먹였던 기억이 있어 K리그에서만큼은 꼭 우승해 보상받아야 했다. 2년 연장 계약을 해준 팀에 대한 고마움도 어떤 식으로든 보여줘야 했다.
올 시즌은 이동국의 축구 인생에 중요한 페이지로 장식됐다. K리그에서 16골 15도움을 기록을 해냈다. 특히 처음으로 '도움왕'에 오르며 의미 있는 개인상 타이틀을 획득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9골로 득점왕과 MVP에 올랐다.
그리고 드디어 우승컵까지 들어올렸다. 2009년 전북에 첫 우승을 안겨주며 득점왕과 MVP를 차지했던 그가 2년 만에 다시 팀 우승과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로서 포효한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번 시즌 달성이 기대됐던 통산 최다골 기록 경신을 다음 시즌으로 미루게 된 것. 이동국은 통산 115골로 역대 최다 득점자 우성용(현 인천 유나이티드 코치)의 116골에 한 골 뒤져 있다. 이날 2차전서 이동국은 스스로 얻어낸 페널티킥 찬스에서 키커로 나서 최다골의 새로운 주인공(116골 타이가 되면 경기수가 적은 이동국이 최다득점이 됨)이 될 수 있었지만 울산 골키퍼 김영광의 선방에 막혀 아쉽게 골을 추가하지 못했다.
이동국은 지난 1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시즌 MVP 후보에도 이름을 올려놓았다. 팀 우승으로 강력한 경쟁자 곽태휘(31, 울산 현대)에게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또, 베스트11의 한 자리도 무난하게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도움왕까지 차지했으니, 이동국은 팀 우승과 함께 개인 타이틀 3관왕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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