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너무나 오랫동안 시동을 켜지 않았다. 하지만 2011 시즌 K리그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 엔진은 멈추지 않았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총 67득점을 올리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공격력을 선보인 전북이 30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2-1 승리를 따냈다.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전북은 올 시즌 통합우승에 한 발짝 다가섰다.
전반만 해도 전북은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전북은 정규시즌 때만큼의 폭발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이동국-에닝요-루이스로 이어지는 전북의 베스트 공격진이 모두 나섰지만 전북은 정규리그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특히나 전반에 전북은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닥공' 전북이 전반에 유효슈팅 0개라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기록이었다. 전반에 총 4개의 슈팅을 시도한 전북. 그나마 전반 44분 골대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난 에닝요의 오른발 프리킥이 가장 위력적이었다.
전북은 전반 19분이 돼서야 첫 번째 슈팅을 시도했다. 경기 시작 후 19분 동안 전북은 답답한 공격력을 보이며 울산에 주도권을 내줘야만 했다. 유효슈팅뿐만 아니라 전북은 잦은 패스 미스를 저지르며 스스로 위축됐다.
전북이 이런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결정적 이유. 바로 경기 감각 저하였다. 전북의 선수들은 볼컨트롤과 슈팅 등이 부정확했다. 톱니바퀴 같았던 패스 플레이도 실종된 듯했다.
전북 선수들은 지난 5일 알 사드와의 2011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뛴 이후 25일이 이날 30일까지 단 한 번의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따라서 선수들의 체력적인 면은 좋았지만 경기 감각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25일의 기다림이 전북의 닥공 엔진을 식혀 경기 초반 어려움으로 나타난 것이다.
경기 전 만난 최강희 감독은 "알 사드전 이후 단 한 번도 실전 경험을 가지지 못했다. 부상 등의 이유로 연습 경기도 하지 못했다. 대학팀들과 경기를 하면 너무 수비적으로 내려와 맞춤 훈련도 하지 못한다. 우리 자체 훈련이 전부였다. 따라서 경기 감각 저하가 신경 쓰이기는 하지만 선수들이 잘 극복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강희 감독의 예상과 공언대로 전북은 전반에는 제 위력을 펼쳐보이지 못했으나 후반 들자 25일의 기다림을 극복해냈다. 전반 예열로 '닥공' 엔진을 서서히 가동하기 시작한 전북은 후반 실전 감각을 회복하며 본격적인 '닥공'으로 울산을 두드렸다. 그리고 후반 8분 전북은 첫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동국이 순간적인 문전돌파 도중 얻어낸 페널티킥을 에닝요가 깔끔하게 차 넣었다.
후반 18분 울산 곽태휘에 동점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이 때부터 진짜 전북의 모습이 등장했다. 뒤지고 있거나 팽팽한 경기에서 더욱 힘을 발휘하는 전북이었다. 전북은 후반 34분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문전에서 파상공세를 펼치던 도중 공을 잡은 에닝요가 왼발 슈팅으로 울산 골망을 흔들었다. 전북다운 그런 골이었다.
1차전에서 닥공 엔진을 정상으로 끌어올린 전북은 오는 12월4일 홈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는 더욱 매서운 닥공을 보여주려 한다. 1골차 승리라 아직 우승을 장담할 수 없기에 전북은 최강 화력으로 정규리그 때의 전북다운 그 모습으로 우승컵을 품에 안으려 한다. 이날 전반전에 보였던 그런 모습은 이제 전북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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