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구대 책정 금액은 제시했고, 롯데는 홀가분하다. 이제 바통은 결정을 해야 할 이대호에게로 넘어갔다.
롯데와 이대호는 지난 17일 오후 부산 모처에서 두번째로 만나 FA 계약 협상을 했다. 이 자리서 롯데 측은 이대호에게 구단 잔류를 요청하며 금액을 제시했고, 이대호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답하면서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이제 이대호는 우선협상기간 마지막날인 19일 구단 측을 다시 만나 본인의 최종 결정을 알릴 계획이다.
올 시즌 가장 뜨거운 FA 계약의 성사 여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2010년 전인미답의 타격 7관왕에 2011 시즌에도 3관왕에 오르면서 대한민국 4번타자로 우뚝 선 이대호와 그를 잡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롯데와의 협상테이블은 사실상 모두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대호가 롯데의 제안을 거부할 경우, 2년 5억엔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 오릭스행이 유력하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시즌 도중에도 이대호에 대한 걱정을 조금씩 드러내곤 했다. 팀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이대호의 공백은 좌완 에이스 장원준의 입대와 맞물려 2012 시즌 롯데의 전력약화로 곧바로 이어질 수 있어 걱정이 컸다. 게다가 일본 구단에서 이대호에 대한 관심을 수시로 표명하면서 롯데는 부담감마저 느껴야 했다.
우선 롯데가 기준으로 책정한 금액은 2004 시즌 후 현대에서 삼성으로 FA 이적할 당시 심정수가 받은 역대 최고 금액인 60억원. 롯데는 이 금액을 기준으로 플러스알파를 고심하면서 이대호 설득작업에 나섰다.
구체적인 제시금액은 양 측의 합의 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일각에서는 6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지난해 7천만원의 차이를 좁히지 못해 연봉조정신청까지 간 이대호가 곧바로 퇴짜를 놓지 않고 "생각해보겠다"고 심사숙고의 시간을 선택한 것이다.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더라도 일본행과 비교해 저울질 할 수 있는 금액은 된다는 반증이다.
만약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사실상 이대호는 구단 측의 제안을 정중한 태도로 거절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어찌됐건 양 측은 19일 우선협상기간 마지막 날에 다시 만나기로 했고, 그 때 모든 것이 결정날 참이다.
오릭스는 이대호와 접촉할 수 있는 20일부터 곧바로 협상테이블을 차려 대한민국의 간판타자 영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로서는 롯데의 제안을 거절할 경우, 이튿날부터 거리낌없이 오릭스의 제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이대호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롯데 구단과 팬들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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