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22, 셀틱)이 장염 등으로 몸상태가 좋지 않아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한국은 UAE(아랍에미리트연합), 레바논과의 중동 2연전을 앞두고 기성용 공백이라는 큰 손실을 맞이했다. 기성용이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터라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고민을 거듭했다.
조광래 감독은 고민 끝에 '홍정호 카드'를 꺼내들었다. 중앙 수비수 홍정호를 기성용의 자리인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시키는 파격적인 방법으로 기성용의 공백을 메우려 했다.
홍정호 카드는 결국 실패에 가까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수비적인 역할에서는 어느 정도 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공격적인 부분에서 홍정호는 모자람을 드러냈다. 조광래 감독은 UAE전이 끝난 후 홍정호가 수비적인 역할을 잘해냈지만 공격적인 역할에 미흡함을 드러냈다며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그리고 한국의 세트피스 전담 키커 기성용의 부재는 대표팀을 더욱 작게 만들었다. 기성용의 킥력을 홍정호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기성용이 없는 대표팀에서 구자철이 키커로 나섰지만, 한국은 세트피스 찬스에서 단 한 번도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4차전 UAE전에서도, 그리고 15일 열린 5차전 레바논전에서도 한국은 세트피스 득점이 없었다.
기성용이 키커로 나설 당시 한국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대부분 위력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며 대표팀의 강력한 공격 루트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구자철로 시작되는 세트피스는 힘이 없었고 날카로움도 없었다.
15일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레바논전에서도 한국은 전반에 9개의 세트피스에 의한 공격을 시도하는 등 수많은 세트피스를 얻었지만 작품을 하나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답답한 공격만 되풀이한 끝에 레바논에 충격적인 1-2 패배를 당하며 최종예선 진출 확정을 다음 경기로 미뤄야만 했다.
기성용의 수비력은 홍정호로 커버할 수 있었지만 기성용의 공격력과 킥력은 홍정호와 구자철로 커버하지 못했다. 지금 한국 축구대표팀이 할 수 있는 일은 기성용이 좋은 몸상태를 회복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 뿐이다. 아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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