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리기자] 지상파와 종편이 치열한 눈치게임을 벌이고 있는 지금, 케이블의 역습이 시작됐다. 케이블채널은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점차 늘리기 시작하면서 웰메이드 예능-웰메이드 드라마를 지향하고 있다.
◆드라마, 출연진으로도 안빠져
케이블 드라마는 주연이 약하다? 이제 이런 편견은 구석기 유물이 된지 오래다. 케이블채널의 자체제작 드라마들은 출연진으로도 소재로도 지상파에 밀리지 않는다.
간접광고, 방송시청 가능 연령 등 제약이 많은 지상파에 비해 케이블은 좀 더 자유롭다. 때문에 더 다양한 소재, 자유롭고 풍부한 표현으로 다양한 시청자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것. 현재 케이블은 액션부터 멜로,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리모콘을 유혹하고 있다.
케이블 드라마의 인기는 시청률 등 객관적인 지표로는 환산 불가능하지만 탄탄한 마니아층의 지지를 받으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OCN '신의 퀴즈', '야차', tvN '로맨스가 필요해' 등은 뜨거운 인기를 얻으며 입소문만으로는 지상파 드라마를 넘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스타들 역시 점차 케이블로의 이동을 망설이지 않는다. 연정훈, 정일우, 이청아, 이기우, 서지석, 최정윤, 변정수 등 수많은 배우들이 케이블 드라마에 출연했거나, 혹은 현재 출연 중이다. 스타 PD 등 제작진들 역시 속속 이동을 결정하는 가운데 앞으로도 스타들의 '케이블 이동'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예능, 지상파보다 더 신선하다
예능에서 특히 강세를 보여왔던 케이블은 종편시대를 맞아 비축된 힘을 서서히 풀고 있다. 버라이어티부터 공개코미디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11월 첫방송을 앞두고 있는 SBS플러스의 '박명수-이본의 컴백쇼 톱10'은 90년대 스타들의 컴백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주노, 터보의 김정남이 참여하는 가운데 클레오, 리아, R.ef 등 9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스타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화려한 컴백을 선언했다. 빠르게 흘러가는 현재 가요계에서 시청자들에게는 옛 스타들을 만나는 반가움을, 스타들에게는 다시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줄 수 있는 일석이조 프로그램이다.
tvN에서 방송되고 있는 '코미디 빅리그'는 지상파에서도 멸종되다시피 했던 공개 코미디프로그램의 명맥을 잇고 있다. 방송 초반 '뼈그맨' 유세윤의 참여로 눈길을 끌었던 '코미디 빅리그'는 알려지지 않았던 신인들의 신선한 개그와 안영미, 김미려 등 기존 개그맨들의 새로운 개그로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케이블 예능계의 강자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안영미가 속한 아메리카노가 '간디작살' 등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기고 있다.
케이블 예능의 적극적인 공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인터넷을 통해 이미 우리에게도 친숙한 '새러데이 나이트 라이브쇼(SNL)'가 한국에 상륙한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비욘세 등 할리우드의 톱스타들이 온 몸을 바쳐 망가지는 프로그램인 이 장수 예능은 장진 감독과 만나 12월 좀 더 새로워진 포맷으로 한국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최고의 수비는 최고의 공격이라는 말이 있다. 케이블채널은 종편과 지상파 사이에서 등 터지는 새우 자리를 거부하고 종편과 지상파의 등을 터뜨리는 고래로 변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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