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올 시즌 홈런왕이자 삼성의 4번타자 최형우가 욕심을 버렸다. 일명 '무심타법'이다.
삼성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모두 뚫고 올라온 SK와 대망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돌입한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푹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해온 팀의 힘을 과시하면서 '우승'을 확언했다. 자신감이 흘러넘쳤다.
와중에 정작 4번타자로서 타선을 이끌어야 할 최형우는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SK의 심한 견제가 불보듯 뻔한 일이고, 무리하게 욕심을 내면서 상대를 도와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유인구를 던지면 볼넷으로 출루하고, 실투가 들어와도 장타 생각없이 맞춤스윙을 할 작정이다.
경기 전 훈련을 끝내고 들어온 최형우는 취재진을 만나 이러한 생각을 털어놨다. 최형우는 "가볍게만 치려고 한다. 그러다 홈런이 나오면 좋은 것이고, 아니면 할 수 없다"고 각오를 밝혔다.
결국 최형우는 스스로 무리한 스윙을 자제할 생각이다. 상대의 작전 혹은 심리전에 미리 말려들 필요가 없고, 본인이 아니더라도 다른 타자들이 해결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포수 진갑용도 이 점을 언급했다. 전일 열린 미디어데이 자리에서 진갑용은 "최형우를 견제할 테니 앞뒤에 포진된 타자들이 잘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류중일 감독 역시 같은 말을 반복했다.
SK는 플레이오프 때 롯데 주포 이대호 봉쇄작전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리그를 호령하던 거포 이대호는 5경기 동안 타율이 2할2푼2리(18타수 4안타 1홈런)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최형우는 "견제보다는 (이)대호 형이 너무 못한 것 아니냐"고 농담을 전하면서 껄껄 웃었다.
최형우가 4번의 부담을 덜어내며 삼진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서게 될 경우, 오히려 집중견제를 하려는 SK 마운드가 흔들릴 수 있다. 최형우는 여유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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