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와 롯데가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끌고갔다. SK는 2승1패로 앞서 치른 20일 4차전서 0-2 영봉패를 당하고 말았다. 가라앉은 타선의 무기력함이 우려되는 경기였다. 소득도 없지는 않았다. 불펜 필승조가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이날 패한 SK의 유일한 위안거리다.
이만수 감독 대행은 선발 윤희상에게 5이닝을 맡겼다. 윤희상은 5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6회까지 끌고가려 했으나 5회 조성환의 홈쇄도를 태그하는 과정에서 손가락이 삐끗했다. 윤희상은 이어진 2사 2루 상황에서 곧바로 손아섭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이 대행은 "홈에서 조성환과 마찰이 생겼다. 두 번째 손가락이 안 좋았다. 통증 때문인지 손아섭에게 던진 공이 높게 들어갔다"고 전했다. 윤희상의 상태를 확인한 김상진 투수코치는 "큰 부상은 아니지만 포크볼이 꺾이지 않는다. 직구 하나만으로는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이 대행은 이영욱과 교체를 결정했다.
6회 이영욱이 등판 후 첫 타자였던 이대호에게 홈런을 허용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기울었다. 이 대행은 이후 이재영과 엄정욱을 등판시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재영 투입에 대해 이 대행은 "장원준 공이 1차전보다 더 좋더라(추격이 쉽지 않아 보였다는 뜻). 이재영이 잘 막아주길 바랐다. 엄정욱은 그동안 경기에 안 나가 5차전에 바로 투입하기 위해 등판시켰다"고 밝혔다. 5차전을 대비한 마운드 운용이었다.
이 대행의 계산대로 SK 필승조는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3차전에 등판했던 박희수와 정대현이 하루를 온전히 쉬었다. 정우람은 16일 1차전 이후 5차전까지 5일 동안 체력을 비축했다.
5차전 선발로 나서는 김광현의 컨디션이 썩 좋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필승조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김광현은 그동안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4.2이닝 1실점, 플레이오프 1차전서는 3.2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여전히 우리팀 에이스는 김광현"이라고 믿음을 보여왔던 이 대행도 5차전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는 "1차전처럼 던지면 바로 교체다"면서 빠른 투수교체를 통한 불펜 총력전을 시사했다.
김광현이 5차전서 완벽 부활한 피칭 내용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남은 짐은 불펜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상승세를 탄 롯데의 화력을 막아내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 벼랑 끝 승부서 보여줄 SK 불펜의 활약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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