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캡틴' 홍성흔의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반면 누구보다 뜨거웠던 SK 와이번스 정근우의 방망이는 점차 식어가고 있다.
홍성흔은 2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4회초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에 이어 6회초에는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득점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었지만 경기 분위기를 롯데 쪽으로 가져오게 하는 멀티히트였다. 롯데는 이 경기서 손아섭의 1타점 적시타, 이대호의 솔로홈런으로 점수를 뽑아 2-0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2승2패를 만들었다.
홍성흔은 이번 플레이오프 4차전까지 15타수 6안타로 4할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팀 동료 손아섭과 함께 양 팀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이다. 또한 홍성흔은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안타 타이 기록(81개)과 플레이오프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39개), 플레이오프 통산 최다 루타 타이기록(37루타) 등 각종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반면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던 정근우는 3, 4차전에서 연속 무안타로 물러났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17타수 9안타 타율 5할2푼9리를 기록했던 정근우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6타수 4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러나 2차전 4타수 1안타, 3차전 3타수 무안타, 4차전 4타수 무안타 등 점점 페이스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차전에서는 안타성 타구가 롯데 3루수 황재균의 호수비에 걸려 병살타로 연결되는 불운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3, 4차전에서는 확실히 제대로 활약을 펼치지 못한 정근우다. 톱타자 정근우가 공격을 풀어주지 못하자 SK의 공격도 답답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3, 4차전 2경기에서 SK가 올린 득점은 단 3점. 3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지만 4차전에서는 반대로 0-2 영봉패를 당했다.
롯데와 SK는 22일 롯데의 홈 사직구장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결정하는 최종 5차전을 치른다. 홍성흔과 정근우는 각자 타순과 역할은 다르지만 팀 승리에 꼭 필요한 활약을 해줘야 하는 선수들이다. 덕아웃의 분위기를 이끄는 핵심이면서 팀 공격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홍성흔의 경우 4차전에서 '첫 홈런'을 치며 더욱 상대의 집중견제를 받게 될 4번타자 이대호의 뒤를 잘 받쳐야 한다. 5번타자로 출장하고 있는 홍성흔의 역할은 타점을 올리는 것이다. 아쉽게도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이 높긴 하지만 타점이 아직 없다. SK 투수들이 이대호와 어려운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대호의 뒤에 배치될 홍성흔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정근우는 SK의 '톱타자'다. 공격의 물꼬를 터줘야 한다. 어떻게든 출루해서 도루를 시도하는 등 상대 배터리와 내야수비를 압박하는 것이 정근우의 임무다. 정근우가 살아나가 롯데 내야를 헤집는데 성공한다면 SK는 의외로 쉽게 승리를 손에 넣을 수도 있다.
벼랑 끝에 몰렸다 기사회생한 롯데,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된 SK. 5차전에서는 '뜨거운' 홍성흔과 '뜨겁다 식은' 정근우가 어떤 활약을 펼치는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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