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플레이오프 승부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SK가 롯데에 패하며 2승2패를 기록한 것이다. 이제 두 팀은 부산으로 장소를 옮겨 22일 최종 5차전을 통해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결판낸다.
SK는 20일 안방 문학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0-2로 패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승1패를 기록, 부담감은 롯데보다 덜했지만 막판에 몰린 롯데 선수들의 집중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SK는 비록 패했지만 수확도 있었다. 바로 5차전을 염두에 둔 선수 운용이다. 이날 SK는 선발 윤희상이 5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고 내려간 뒤 이영욱, 이재영, 엄정욱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영욱이 6회초 이대호에게 2-0으로 점수차가 벌어지는 솔로포를 허용한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크게 흠잡을 데 없는 결과를 남겼다.
이것이 바로 SK의 수확이다. SK는 5차전을 앞두고 불펜 필승조인 정대현, 정우람, 박희수를 아꼈다. 1차전 선발 투수였던 김광현도 무리없이 5차전 선발이 가능하다. 반면 롯데는 선발 부첵이 3.1이닝 무실점으로 물러난 데 이어 1차전 선발이었던 장원준을 투입했다. 장원준은 4이닝을 던져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1차전에서 놓쳤던 승리를 챙겼다.
물론 롯데도 5차전 선발로 송승준이라는 든든한 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송승준은 2차전 선발로 나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SK는 2차전에서 송승준의 구위에 눌려 1-4로 완패를 당한 바 있다. 김광현이 송승준에게 앞선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김광현은 5일의 충분한 휴식시간을 갖는 반면 송승준은 4일 휴식 후 등판이다.
선발 투수의 중량감이 엇비슷하다고 보면 필승조를 아낀 SK가 불펜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5차전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4차전에 총력을 쏟아부은 롯데보다는 SK가 5차전에서는 좀 더 여유로운 투수 기용이 가능하다.
4차전 시작 전 이만수 감독대행은 이기는 경기와 지는 경기의 투수 운용을 확실히 구분해 경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말을 지켰다. 1~2점 차로 뒤지고 있어 불펜 필승조를 내세워 역전을 노릴 수도 있었지만 추격조의 성격이 짙은 중간투수들을 기용했다.
경기 후 이만수 감독대행은 "승리조를 넣게 되면 (5차전에서) 총력전을 펼치기 어렵다"며 이날의 투수 운용법에 대해 설명했다. 5차전을 내다본 이만수 감독대행의 용병술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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