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원점으로 돌아간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가 '불펜 대결'로도 흥미를 끌고 있다.
롯데와 SK는 사직구장에서 열린 1,2차전에서 사이좋게 1승1패를 기록하며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19일 문학구장에서는 3차전이 펼쳐지는데 양 팀의 불펜 대결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초 예상은 타격은 롯데, 불펜은 SK의 절대 강세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방망이는 물론, 불펜에서도 양 팀간 큰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1차전에서는 SK가 홈런 3방을 터뜨리는 화끈한 방망이로 7-6 승리를 거뒀고, 2차전에서는 롯데가 전체적인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4-1로 이겼다.
변수는 SK의 불펜진이 KIA와의 준플레이오프를 거쳤다는데 있다. 필승조로 꼽히는 정대현, 정우람, 박희수 가운데 정대현은 4차전까지 매 경기 등판했고 나머지 둘은 4경기 중 3경기에 등판했다. 이들은 나란히 플레이오프 1차전에도 등판해 롯데 타자들을 상대했다. 이만수 감독대행이 투구수를 조절하며 관리를 하고는 있지만 포스트시즌에서의 잦은 등판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1차전에서는 SK 불펜 필승조가 롯데 타선을 완벽히 막아내지 못했다. 박희수와 정대현이 각각 1실점씩을 기록한 것. 정대현은 롯데의 간판 이대호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그동안 보여왔던 '이대호 천적'으로서의 위상에도 금이 가고 말았다. 정우람 역시 9회말 1사 만루의 위기를 넘기기는 했지만 손아섭을 병살타로 유도한 높은 공은 사실 실투에 가까웠다.
반대로 롯데 불펜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였다. 정규시즌 선발로 활약했던 고원준, 부첵이 구원등판해 각각 홈런을 맞고 실점했지만 본래 불펜을 담당하던 투수들은 1,2차전에서 실점이 없다. 특히 마무리 김사율은 2차전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삼진 1개 포함 삼자범퇴로 매조지하며 세이브를 따냈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로 큰 무대에서의 긴장한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SK는 2차전에서 경기 후반 리드를 빼앗기면서 필승 불펜조들을 투입하지 않았다. 선발 고든에 이어 이영욱, 이승호(20번)로 경기를 마쳤다. 정대현, 정우람, 박희수는 1차전 등판 이후 이틀의 휴식시간을 제공받은 셈. 3차전에서는 이들이 풀가동될 수 있다는 말이다.
SK는 송은범, 롯데는 사도스키를 3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KIA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을 기록한 송은범은 5~6이닝 정도를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도스키 역시 정규시즌에서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5~6이닝은 쉽게 던질 수 있다. 선발 대결에서 승패가 갈릴 수도 있지만 결국 경기 후반 3~4이닝을 불펜진이 어떻게 막아주느냐가 승부에 중요하다.
휴식을 취한 SK의 불펜, 의외의 선전을 펼치고 있는 롯데의 불펜.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두 팀의 불펜 대결이 또 어떤 결과를 낳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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