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SK의 경기력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과연 '디펜딩 챔피언'다운 저력이다.
SK는 16일 사직구장에서 치러진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연장 승부 끝에 7-6 역전승을 거뒀다.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 승리였다. 통계상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무려 74%(27회 중 20회 진출)에 달한다.
상승 무드를 탄 SK의 분위기가 꺾일 줄 모른다. 선수들의 경기력도 대부분 정상 궤도에 올랐다.
톱타자 정근우는 이날 6타수 4안타를 때려내며 맹활약했다. 타석에 들어서면 여지없이 안타를 만들어냈다. 믿음직한 방망이와 안정적인 수비력이 뒷받침되는 정근우는 상대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다.
준플레이오프서 15타수 2안타 타율 1할3푼3리에 그쳤던 최정도 회복세를 확인했다. 준플레이오프 당시 3차전까지 12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던 최정은 4차전서 결승 2루타 포함, 2안타 4타점으로 살아난 타격감을 입증했다. 16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첫 타석이었던 1회초 2사 후 좌측 펜스 상단을 때리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리며 상대 선발 장원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박정권은 추격의 신호탄이 된 솔로포를 날리며 '가을사나이'의 힘을 보여줬다. 박정권은 이날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장원준의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우월 솔로포를 때렸다. 박정권의 홈런을 시작으로 잠잠했던 SK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이후 SK는 2점을 더 보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예상치 못한 장원준의 급격한 제구 난조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한 SK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안치용의 '해결사 모드'도 여전했다. 안치용은 4-4로 맞선 7회초 1사 1루서 바뀐 투수 고원준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월 투런포를 날렸다. 팽팽했던 승부가 안치용의 방망이에서 SK쪽으로 기울었다. 6-4로 역전에 성공한 SK는 이후 연장 승부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안치용의 홈런이 없었다면 기대하기 어려웠던 명승부였다.
준플레이오프서 16타수 2안타 타율 1할2푼5리에 그쳤던 김강민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입증했다. 2-3까지 따라붙은 4회초, 김강민은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정근우의 적시타 때 홈으로 들어와 3-3 동점을 만들었다. 3-4로 다시 뒤진 6회초에는 첫 타자로 나서 좌측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날리면서 장원준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이후 박진만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4-4 동점을 만들었다.
예상 밖 정상호의 연장 10회 결승 홈런이 터지면서 SK는 결국 경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철벽같은 SK 불펜진은 여전히 탄탄하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가을사나이'의 면모를 찾아가는 SK의 뒷심이 매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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