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손아섭의 시리즈 목표? '쫀득쫀득한 정근우'

[권기범기자] 롯데의 플레이오프 키플레이어로 지목된 손아섭이 시리즈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당찬 목소리로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본인의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 '정근우'같은 야구를 하겠다는 것이다.

손아섭은 16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훈련을 끝낸 뒤 시리즈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손아섭은 "페넌트레이스에서 SK와 3연전을 치르는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하겠다"며 "오히려 시즌 때보다 긴장이 안된다. 그게 문제다. 분위기가 정말 좋고 야구장에 오는게 설레더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손아섭은 1차전에서 2번 타자로 나선다. 시즌 내내 3번타자로 활약했지만 양승호 감독은 톱타자로 김주찬을, 3번에 전준우를 배치시켰고 손아섭에게 2번의 임무를 맡겼다. 이에 대해 손아섭은 "안타보다 출루를 많이 하라는 뜻인 것 같다. 타순 변화에 부담스러운 마음은 전혀 없다"며 "작년에도 2번을 쳤다"고 타순 배치를 만족스럽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손아섭은 2번의 임무를 위해 초구 공략보다는 눈야구를 해보일 생각이다. 단기전은 투수싸움이고 에이스 대결인 만큼 상대를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집요함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손아섭은 다소 독특한 표현까지 쓰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호쾌한 스윙보다는 상대를 괴롭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 볼카운트 0-2나 1-3서도 기다리겠다. SK에서 보면 얄미울 정도로 쫀득쫀득한 야구를 하겠다"며 "정근우 선배 스타일처럼 할 것이다. 부산고 선배인데 선배한테 뒤지지 않는 근성의 야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화끈한 손아섭은 도발성 코멘트까지 숨기지 않았다. 손아섭은 "정우람, 박희수 선배의 공은 상대 성적은 좋지 않지만, 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며 "하지만 (전)병두 형이 있으면 대기타석에서도 심리적으로 약해졌다. 그런데 병두 형이 엔트리에 없더라, 이만수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또 "선발투수에서는 치기가 까다롭던 글로버도 없더라"고 덧붙이면서 SK에게 거듭 감사(?)인사를 전했다.

1차전을 앞두고 손아섭은 그야말로 '빅마우스'였다. 페넌트레이스 2위로 여유롭게 컨디션을 유지해온 롯데 선수단의 분위기를 손아섭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