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플레이오프 맞대결에서는 테이블세터진의 활약 여부가 승리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롯데와 SK는 16일 사직구장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준플레이오프에서 KIA를 3승1패로 따돌린 SK는 3일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롯데는 자체 청백전을 통해 실전감각을 유지하며 SK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SK는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모두 1번 정근우, 2번 박재상 타순을 고수했다. 정근우는 타율 5할2푼9리(17타수 9안타)를 기록, 준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박재상 역시 타율 3할3푼3리(12타수 4안타)에 5할2푼9리의 높은 출루율로 테이블세터로서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 이들은 플레이오프에서도 1,2번 타순에 배치될 전망이다.
롯데는 정규시즌과는 조금 다른 라인업을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정규시즌 롯데는 1번 전준우, 2번 김주찬으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진을 꾸렸다. 지난 시즌까지 톱타자로 활약했던 김주찬이 시즌 초반 부상으로 빠지면서 그 자리를 전준우가 물려받았고, 김주찬은 부상 복귀 후 부담을 덜기 위해 2번으로 기용됐다.
그러나 롯데 양승호 감독은 13일 치른 팀 자체 청백전에서 1번 김주찬-2번 손아섭-3번 전준우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을 구성했다. 발 빠른 김주찬을 1번에 전진배치해 SK 배터리를 흔들겠다는 의도와, 발목 부상에서 갓 돌아온 손아섭에게 중심타선의 부담감을 안기지 않겠다는 의도가 포함돼 있다. 손아섭은 시즌 때는 주로 3번타자를 맡았다. 플레이오프에서의 롯데 테이블세터는 김주찬-손아섭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톱타자 정근우, 김주찬이 펼칠 도루 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정근우와 김주찬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빠른발을 갖춘 선수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에는 부상으로 도루 개수가 많이 줄었다. 정근우가 20개, 김주찬이 25개를 기록했다. 이는 보통 선수들에게는 많은 수의 도루겠지만 2009년 53개를 기록했던 정근우, 지난해 65개를 기록했던 김주찬의 기록이라면 많다고 할 수 없다.
정규시즌에서 발휘하지 못했던 본래의 '대도본능'이 플레이오프에서는 되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정근우는 이미 준플레이오프에서 3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KIA 배터리와 내야진의 혼을 뺐다. 1번타자 출장이 유력한 김주찬 역시 평소 스타일대로 적극적으로 도루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중심타선은 이대호가 버티고 있는 롯데가 앞선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밥상이 차려지지 않으면 제아무리 이대호가 있다 해도 점수를 올리기 쉽지 않다. 최정이 부활하고 '가을사나이' 박정권이 있는 SK의 중심타선에게도 마찬가지. 양 팀 공격력의 열쇠는 밥상을 차릴 테이블세터들이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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