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지난 3년간의 악몽을 모두 씻어낼 수 있을까.
장원준과 함께 올 시즌 롯데 마운드의 토종 원투펀치로 맹투를 펼친 송승준이 이번에는 플레이오프를 정조준하고 있다. 양승호 감독은 기선 제압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할 1차전 선발로 이 둘을 놓고 고민 중이다. 적어도 송승준은 1차전 아니면 2차전 선발로는 나설 것으로 보인다.
페넌트레이스 2위를 확정한 롯데는 지난 6일 한화전을 마지막으로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을 점검해왔다. SK-KIA간의 준플레이오프를 여유있게 지켜보면서 이들이 5차전까지 혈전을 벌이기를 원해왔다. 결과적으로 SK가 1패 후 내리 3연승을 기록하며 4경기만에 부산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롯데는 이제 16일부터 플레이오프 1차전에 돌입하게 된다.
올해 플레이오프는 송승준에게는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전임 로이스터 감독의 지휘 아래 롯데는 지난 2008년부터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송승준은 그 속에서 최악의 피칭만 반복했다.
2008년, 팀이 8년만에 처음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삼성과 맞붙은 준PO 1차전.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선발로 나섰던 송승준이지만 2.2이닝 7피안타 6실점으로 3회도 채 버티지 못하고 이용훈과 교체됐다. 이 당시 롯데는 첫판을 내주면서 기세가 꺾여 3패로 탈락했다.
이후에도 송승준의 활약은 미진했다. 2009년 준플레이오프, 1995년 한국시리즈서 만난 이후 14년 만에 매치업된 롯데-두산의 경부선시리즈. 송승준은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맞서던 3차전에 선발등판했지만, 1.1이닝 6피안타 6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2회 1사 2, 3루에서 물오른 타격감을 보여준 김현수를 걸렀지만, 김동주에게 그만 만루포를 얻어맞았다. 최악의 기억이다.
2010년 기억 역시 서글플 정도다. 두산과 준플레이오프서 다시 만난 롯데는 먼저 2승을 챙겼지만 내리 3연패하며 또 탈락했다. 송승준은 1차전에서 5.1이닝 8피안타 5실점으로 식은 땀을 흘렸고, 마지막 운명의 5차전에서는 선발등판해 2이닝 9피안타 3실점으로 무너졌다.
결국 송승준은 3년간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 선발등판해 11.1이닝 동안 20실점이나 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15.88이다. 2008년 12승, 2009년 13승, 2010년 14승을 거둔 팀내 최고의 선발 투수가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단 한 차례도 제 역할을 해준 적이 없는 것이다.
올해 롯데는 1989년 단일리그 전환 후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초보 양승호 감독의 지휘 아래 거둬들인 쾌거다. 양 감독은 당연히 한국시리즈를 정조준하고 있고, 이는 선수단과 프런트, 팬들 모두 마찬가지다. 플레이오프 한 경기 한 경기가 모두 새로운 역사다.
송승준은 이번만큼은 무너지면 안된다. 우울한 가을악몽을 모두 털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확실하게 살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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